현대엘리베이터 최대 외국인 투자자는 美 GMO 이머징마켓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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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하나가 미국에 본사를 둔 GMO이머징마켓펀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GMO이머징마켓펀드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28만9천3백50주를 장내 매입해 지분 5.16%를 확보했다고 19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삼성증권 송준덕 팀장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미국 내 뮤추얼펀드 중 운용자금 규모에서 10위권에 드는 대형 회사로 아시아.동유럽.남미 등지의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GMO이머징마켓펀드는 현대엘리베이터 외에도 대상 지분 10.8%를 확보하고 있다고 신고했으며, LG상사 지분 6.07%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크라운제과.텔슨제과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 정순영씨가 맡고 있는 성우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 떠올랐다. 특히 성우그룹 계열사인 현대종합금속은 고 정몽헌 회장이 숨지기 전인 지난달 24일 현대엘리베이터 28만주(4.98%)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종합금속에 이어 울산화학이 10만8천여주, 현대시멘트가 3만주를 사들이는 등 성우그룹 계열사는 지금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45%를 확보했다.

이는 고 정몽헌 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가 갖고 있는 18.6%에 이어 2대 주주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지난 13일 자사주를 현대가(家) 계열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대종합금속의 지분 보유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사전 조율이 없었던 데다 지분 매입 규모가 금감원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5%에 못미쳤기 때문에 매입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성우그룹 외에도 정상영 명예회장의 KCC그룹(금강고려화학.금강종합건설)이 3.1%, 현대백화점그룹(현대백화점.현대H&S.현대지네트) 2.91%, 鄭명예회장의 매제인 김영주 명예회장의 한국프랜지 2.72% 등 현대가의 9개 계열사가 모두 16.2%의 지분을 확보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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