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명 중 1명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연령 점점 어려진다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청소년이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스마트폰에서 SNS를 통해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는 모습. [중앙포토]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청소년이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스마트폰에서 SNS를 통해 실시간 뉴스를 확인하는 모습. [중앙포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청소년의 연령대가 점점 어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인터넷ㆍ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고등학생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초등학생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초4·중1·고1 20만명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저연령화'…3년간 고등학생↓ 초등학생 ↑ #여가부, 연령별·성별 맞춤형 치유프로그램 지원

  여성가족부는 전국 1만1578개 학교의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14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인터넷ㆍ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초4ㆍ중1ㆍ고1은 학령전환기로 불리는 학년으로 각각 고학년 초등생, 중·고생 군을 대표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 하나 이상에 '과의존'하는 청소년이 20만2000여 명을 넘어섰다. 여가부는 지난해 조사까지는 '중독'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질병의 이미지가 강해 과의존으로 순화했다고 밝혔다.

 인터넷ㆍ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자기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주의사용자군'이 약 18만 명, 의존 정도가 더 심각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금단현상을 보이는 '위험사용자군'은 2만2000여 명이었다.
 조사는 대상 청소년들이 직접 자가진단 설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터넷 과의존 자가진단 설문에는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생활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진다’ ‘인터넷 사용시간을 속이려고 한 적이 있다’ 등 15개 질문이 있다.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까지 답변에 따라 점수를 매겨, 중·고생은 44점 이상, 초등생은 42점 이상이면 위험사용자군이다.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진단 질문은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학교 성적이 떨어졌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등이다. 역시 15개로 같은 방식으로 채점해 학년에 상관없이 45점 이상이면 위험사용자군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인터넷에 비해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학생 수가 조금 더 많았다.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은 약 13만 명(위험사용자군 1만3000여 명),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약 13만5000여 명(위험사용자군 1만6000여 명)으로 조사됐다. 둘 다에 의존하는 중복 위험군은 6만3000여 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이 점점 더 인터넷ㆍ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위험군 학생 수는 중·고생이 더 많았지만 3년간 인터넷ㆍ스마트폰 두 위험군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인 건 초등생뿐이었다.

2015~2017년 학년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수. 초등학생 위험군이 3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사진 여성가족부]

2015~2017년 학년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수. 초등학생 위험군이 3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사진 여성가족부]

초등 4학년 인터넷 위험군은 2015년 2만8483명에서 2017년 3만8102명으로, 스마트폰 위험군은 2015년 1만6735명에서 2017년 2만6871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중 1은 인터넷 위험군 수는 4만588명에서 5만2586명으로 증가했지만, 스마트폰 위험군 수는 5만1610명에서 4만9473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고 1의 경우 인터넷(4만1858명에서 3만9278명)과 스마트폰(8만3570명에서 5만8837명) 두 위험군 모두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성별로는 초등생은 남학생이, 중·고생은 여학생이 의존도가 높았다. 특히 초등 4학년 인터넷 위험군은 남학생(2만6308명)이 여학생(1만1794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중 1과 고 1에선 인터넷ㆍ스마트폰 위험군 모두 여학생이 더 많았는데, 스마트폰 과의존이 유독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위험군 청소년에게 상담ㆍ병원치료ㆍ기숙치유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터넷ㆍ스마트폰 과의존 저연령화 추세와 여학생의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초등학생 대상 가족치유캠프를 확대하고, 자녀에게 올바른 이용습관을 지도할 수 있도록 부모 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여학생 대상 캠프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