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앞에서 혹독한 신고식 치른 美 GK 클린스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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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전 미국대표팀 감독(왼쪽)이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났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날 아들인 미국 U-20 대표팀 골키퍼 조너선 클린스만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사진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위르겐 클린스만 전 미국대표팀 감독(왼쪽)이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났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날 아들인 미국 U-20 대표팀 골키퍼 조너선 클린스만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사진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1990년대 독일 축구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53)의 아들 조너선 클린스만(20·UC버클리)이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독일 축구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대표 아들 경기 보러 방한 #아들 클린스만, U-20 월드컵 에콰도르전 '치명적인 실수' 3골 헌납

미국 U-20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출전한 조너선 클린스만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전반에 2골, 후반에 1골을 내줬다. 클린스만은 전반 5분 에를린 리노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2분 뒤에 브리안 카베사스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반 들어 에콰도르의 공세를 몸을 날려 연달아 선방쇼를 펼치고, 미국도 전반에 만회골을 넣은 조슈아 사전트가 후반 9분 동점골까지 넣어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조너선 클린스만은 실수를 보였다. 후반 18분 볼 컨트롤 실수로 상대 공격수에 공을 뺏겼고, 카베사스에게 다시 골을 허용했다. 그나마 미국은 후반 추가 시간, 루카스 데 라 토레(풀럼)의 동점골로 에콰도르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조너선 클린스만의 아버지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우승 멤버로 활약하는 등 1990년대 독일 축구의 대표적인 공격수로 떴던 위르겐 클린스만이다. 조너선 클린스만은 2008년부터 골키퍼를 시작했고, 2015년부터 미국 각 급 대표팀 멤버로 꾸준하게 뛰어왔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 태어난 조너선은 자신이 자란 미국 대표를 선택했다. 지난 3월 열린 북중미 예선(북중미 U-20 챔피언십)에선 미국 U-20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나서 대회 베스트11과 골든 글러브(최우수 골키퍼상)로도 뽑혔다.

미국 U-20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너선 클린스만 [사진 미국축구협회]

미국 U-20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너선 클린스만 [사진 미국축구협회]

하지만 조너선의 FIFA 대회 첫 경기는 혹독했다. 전반 초반부터 연속 골을 내주면서 힘겹게 시작했다. 동료들의 연속 골로 분위기를 바꿨지만 후반 18분 치명적인 실수로 결승골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 위르겐 클린스만은 연이은 선방에 미소를 짓다가도 실점 상황에선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로 클린스만은 한 숨을 돌렸다. 경기가 끝나자 클린스만은 동점골을 넣은 데 라 토레에게 곧바로 달려가 껴안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미국은 25일 오후 8시 세네갈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인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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