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 코스타리카에 PK 허용 0 - 1 석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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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평가전에서 백지훈(왼쪽)과 볼을 다투던 코스타리카 레오나르도 곤살레스의 오른발이 백지훈의 발을 밟는 듯한 자세가 됐다. [오클랜드 로이터=뉴시스]

12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홈구장인 매카피 콜로세움엔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사는 1만여 명의 한국 교민이 몰렸다. 교민회의 한 간부는 "샌프란시스코 이민 102년 역사상 가장 많은 한인이 모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코스타리카(FIFA 랭킹 21위)와의 평가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경기에서는 한국이 0-1로 졌다.

스리톱에 정경호-조재진-이천수, 미드필드에 백지훈-이호-김남일, 포백에 김동진-김진규-김상식-조원희를 각각 선발로 배치한 아드보카트호는 새로운 스리톱과 중앙수비 조합으로 한 번 더 테스트를 했지만 보완해야 할 과제를 다시 남겼다. 좌우 측면 크로스와 세트 플레이에 의한 득점을 노렸으나 마무리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예리함이 아쉬웠다.

경기의 주도권은 한국이 장악했지만 전반 39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김상식이 반칙을 해 페널티킥을 허용, 결승골을 내줬다. 한국은 전반 20분 이후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21분 이호의 중앙돌파로 골라인 앞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이천수가 찬 프리킥은 골대를 넘어갔으나 이 프리킥을 신호로 정경호가 계속해 총알처럼 왼쪽을 뚫었다. 26분 정경호의 패스를 받은 이호가 찬 슛이 골대를 맞았다. 41분에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이천수가 위협적인 슛을 날리면서 한국이 줄곧 경기를 주도했다.

아드보카트는 후반 19분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을 빼고 박주영을 기용했다. 뒤지는 경기를 비기거나 뒤집는 능력을 시험한 것이다. 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28분 초조해진 아드보카트는 조재진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보았는지 조재진은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으나 다시 크로스바에 맞는 불운을 겪었다. 조재진은 교체됐다. 이천수를 빼고 정조국을 투입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경기엔 졌지만 아드보카트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우리 선수의 오늘 플레이에 매우 만족한다. 90분 중 80분 동안 우리가 경기를 컨트롤했다. 찬스도 우리가 훨씬 많았다. 단 한번의 실수로 페널티킥 골을 허용한 건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마라에스 코스타리카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운이 좋았고, 한국은 불운했다. 한 번의 기회(페널티킥)를 살릴 수 있었기에 이겼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이 열린 오클랜드 매카피 콜로세움 관중석에서 다양한 응원이 펼쳐졌다. 대형 태극기를 펼친 붉은악마 등이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오클랜드=뉴시스]

오클랜드=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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