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초기로 가끔 집 위치를 까먹고 하는 할머니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반려견 '김오봉'이 있다.
최근 SBS TV '동물농장'이 공식 페이스북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반려견의 사연을 공개했다. 반려견의 이름은 김오봉. 4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저귀를 차고 다녀야 한다. 할머니는 포대기로 오봉이를 감싸 업어주고 "우리 아들 김오봉. 참 착하고 영리하다"고 말한다.
한편 할머니는 알츠하이머 초기로 시장에서 사와야 할 것을 까먹는 것은 물론 가끔 집 위치를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런 할머니가 절대 잊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오봉이 사료를 챙겨주는 것이다.
오봉이는 할머니와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다. 할머니가 잠시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 창가로 달려가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뒷다리를 끌고 신나게 달려간다.
할머니의 딸은 "5년째 알츠하이머 약을 먹고 계신다"며 "진행이 더딘 게 오봉이 덕도 있는 것 같다"며 할머니의 아들 노릇을 톡톡히 하는 오봉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상 말미에 할머니는 평소 거동이 불편한 오봉이를 위해 반려견 전용 휠체어를 선물한다. 처음엔 낯설어하다가 금세 쌩쌩 달려오는 오봉이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는 "진작 해줄걸"이라며 눈물을 흘린다.
할머니와 오봉이는 오랜만에 함께 꽃길을 걷는다. 거동에 방해가 되던 뒷다리를 휠체어에 고정한 오봉이는 할머니 앞에서 열심히 달린다.
이형진 인턴기자 lee.h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