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일이 코앞이다. 오는 15~16일 등록을 마치고 나면 각 당 후보는 일제히 선거전(戰)에 들어간다. 5당 모두 완주를 자신하는 만큼 레이스는 일단 5자 구도로 전개된다.
후보 등록 당시 지지율 1위가 대선에서도 승자 #87년 이후 6차례 대선에서 예외 없이 일치된 결과 나와 #전문가들 “대부분의 유권자, 선거운동 전에 마음 정해”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선일(5월 9일) 6일 전인 5월 3일까지만 여론조사를 공표(公表)할 수 있다. 다만 공표나 인용을 제외한 조사 자체는 가능하다. 또 공표금지 기간 이전에 실시된 조사의 인용(引用)도 허용된다.
그렇다면 대선 승패는 언제쯤 가늠해볼 수 있을까? 정말 막판까지 안갯속일까?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 즉 6일 새 전세가 뒤바뀔 수도 있을까?
이와 관련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6차례 대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보 등록 즈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섰던 후보가 예외 없이 최종 승자가 됐다. 통계로만 보면 후보 등록일 무렵의 1위 후보가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2012년 18대 대선의 경우 후보 등록일(11월 25~26일) 직후인 같은 달 26~28일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45%를 얻어 42%에 그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3%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11월 23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최종 결과는 박 후보 51.6%, 문 후보 48.0%.
박빙승부가 펼쳐졌던 2002년 16대 대선과 97년 15대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후보 등록 전 1위였던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각각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당시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후보 등록 직전 노무현 43.5% 대 이회창 37.0%, 김대중 33.1% 대 이회창 28.9%였다. 실제 결과는 노무현 48.9% 대 이회창 46.6%, 김대중 40.3% 대 이회창 38.7%였다.
지난 대선 때는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12월 13일 다소 ‘의외’ 결과가 보도돼 눈길을 끌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이변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6개 언론사의 개별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근혜 후보는 43.4~47.1%, 문재인 후보는 40.7~45.7%의 지지율을 보였다. 격차는 0.4~3.7%포인트로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빗나간 예측이었다. 실제 선거에서 박 후보가 51.6%를 얻어 48.0%에 그친 문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18대 대선에서도 ‘대선후보 등록일 1위 후보=최종 승자’ 공식은 깨지지 않은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이번 대선에서도 이 공식이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보 등록일 직전 실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유심히 살펴보면 최종 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의 박해성 대표는 “많은 유권자가 공식 선거운동 전에 사실상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고 봐야 한다. 선거 캠페인에 의해 지지 후보를 바꾸는 유권자는 매우 적다는 것이 각종 조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며 “선거운동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한편 투표를 독려하는 행위다. 큰 이변이나 변수가 없는 한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 등록일 1위 후보=최종 승자’ 법칙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