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있는 시리아 주택가에 … 화학무기 의심 공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4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 주의 한 주택가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습이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5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구호단체가 밝혔다. [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 주의 한 주택가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습이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5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구호단체가 밝혔다. [AP=뉴시스]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의 칸 세이칸 지역 주택가에서 4일(현지시간) 오전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습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최소 58명이 숨졌다고 현지 구호단체가 밝혔다. 이 지역은 시리아 반군 중 알카에다와 연계된 지하디스트 단체가 점령하고 있는 곳이다. 시리아 내전 발발 6년 만에 최악의 화학무기 공격 중 하나로 기록 될 전망이다.

인권단체 “정부군 또는 러시아 소행” #어린이 등 사상자 300여 명 추정 #내전 후 최악 화학무기 공격 될 듯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시리아 정부군이나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군의 전투기가 이날 오전 6시쯤 폭격을 한 이후 수많은 주민이 호흡곤란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는 모하메드 라술은 “공습 소식을 듣고 현장에 갔는데 거리에 쓰러진 사람들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아이들이었으며 부상자가 300명에 달했다”고 BBC에 말했다. SOHR측은 공격 물질이 무엇인지 확정할 수 없지만 반군측 관계자는 사린 가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의 한 관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정부는 화학무기를 과거에 사용한 적이 없고 지금도 사용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다국적 동맹군측은 이날 화학무기 공습과 관련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정부군을 비난하며 UN에 즉각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시리아 정부는 2013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에서 사린 가스 공격으로 수백명을 숨지게 해 국제적 비판을 받자 화학무기를 폐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화학무기금지기구는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말 알레포 작전 때 염소 폭탄을 헬기에서 투하해 시민이 최소 9명 숨졌다고 비판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