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한중투어 연기도 '사드'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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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부활을 앞뒀던 한·중 투어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한국과 중국 골퍼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한중 투어는 지난 2010년 3월 중국 상해 링크스에서 열린 바 있다. [KPGA 제공]

한국과 중국 골퍼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한중 투어는 지난 2010년 3월 중국 상해 링크스에서 열린 바 있다. [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21일 “오는 6월 중순 열릴 예정이던 한·중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중국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따라서 이 대회는 2018년 6월께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국골프협회(CGA)가 공문을 통해 ‘중국 내 중계 문제 등 양국 공동 인증대회를 치르기에는 현안이 많고,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며 연기를 요청했다. KPGA와 타이틀 스폰서인 KEB하나은행의 양해를 구해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순부터 대회 개최를 추진해온 한·중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양국 협회 및 스폰서의 합의를 통해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격년제로 열기로 했다. 오는 6월 15일부터 나흘간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156명의 양국 프로들이 출전(한국 71, 중국 70, 와일드카드 15)해 총상금 8억원을 걸고 치러질 예정이었다. 한·중투어는 KEB인비테이셔널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열린 바 있다. 이번에 7년 만에 부활되는 것이라 기대감이 높았다. KPGA는 "기대되는 대회였는데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대회 연기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때문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KPGA는 지난 달 16일 CGA로부터 대회 개최 확정 공문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자 한 달 여 만에 대회가 연기됐다. 정식으로 공문을 보냈지만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웠다. KPGA 관계자는 “‘사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에 대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중국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사드 보복을 의심할 만한 장면이 나왔다. 이날 롯데 소속의 김해림(28)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해림이 우승 퍼트를 성공시켰을 때 먼발치에서 뒷모습만 카메라에 잡혔다. 또 다른 롯데 소속의 이소영도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지만 카메라에 전혀 잡히지 않았다.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바 있다.

올해 KLPGA는 2개의 중국 대회를 남겨두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중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같은 일이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  
한편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한국 단체관광 금지, 한한령(限韓令)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영업정지 명령 등 보복성 규제를 받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오는 6월 열릴 예정이었던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018년 개최 잠정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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