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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붐 한창, 시멘트·전선 등 유망”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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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호 11면

안재용 KOTRA 양곤무역관장

“베트남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을 벤치마킹하되 미얀마의 정치와 문화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다.”

2014년부터 3년 넘게 한국 기업의 미얀마 진출을 돕는 안재용(50·사진) KOTRA 양곤무역관장의 조언이다. 그는 “최근 각종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미얀마 진출을 검토하는 한국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충분한 조사 없이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얘기만 듣고 진출했다가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진출에 앞서 챙겨야 할 점은.

“큰 틀에선 베트남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파악하는 게 투자 기회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짤 때는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국경 지역에선 간헐적인 내전이 일어나고 있다. 문민정부가 수립됐지만 군부가 여전히 정치나 경제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50년 만에 경제가 개방되면서 양극화도 극심하다. 인구의 70%가 전기를 쓰지 못하는 반면 휴대전화 보급률은 89%에 이른다. 모바일 홈쇼핑에서 화장품을 주문하면 신용카드 결제가 안 돼 물건을 배달한 뒤 현금을 받는다.”
준비 없이 진출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3년 전 신발 제조사인 M사가 중국 공장을 양곤으로 옮겼다. 근로자 임금이 중국의 절반 수준이라는 얘기만 듣고 투자를 결정한 게 문제였다. 신발은 봉제 공장보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숙련공이 태국 등 인근 국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던 것이다. 급한 대로 800여 명의 직원을 뽑았지만 품질 문제로 바이어들에게 지속적으로 클레임(배상 청구)을 받았다. 끝내 1년 만에 공장 문을 닫았다.”
현지 인력 관리의 어려운 점은.

“대다수가 불교 신자인 미얀마 근로자들은 배려심이 많다.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기업엔 단점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라인에서 손이 느린 근로자가 있으면 그를 배려하다보니 전체 속도가 느려진다.”
가장 유망한 업종은.

“급속히 성장하는 산업은 건설이다. 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어 곳곳에서 도로를 만들고 상업용 빌딩, 주택 등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중소기업은 시멘트·전선 같은 건자재나 건설장비에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TRA는 중소기업 진출에 어떤 도움을 주나.

“무역관 내 중소기업을 위한 투자진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에게 투자에 필요한 법이나 기업 설립에 관해 자문할 수 있다.”

양곤(미얀마)=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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