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실버박람회 이모저모] 실버상품 아이디어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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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월 10~12일 도쿄에서 열린 '제15회 일본 실버 서비스 박람회'의 주제는 '고령자의 삶의 질(QOL: Quality Of Life) 권리선언'이었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1억2570만명)의 16.7%(2100만명)에 달하는 일본에선 노인이 중요 소비 계층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이들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이 쏟아졌다.

# 노인도 할리데이비슨 탄다

실버 박람회엔 모터사이클의 명품인 미국의 할리데이비슨도 참가했다. 부스의 전면을 차지한 것은 청바지에 가죽 조끼를 입은 은발의 노인이 할리데이비슨 옆에서 멋진 포즈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형 포스터. 할리데이비슨은 왜 실버 박람회에 왔을까. 의문은 곧 풀렸다. 일본에선 50세 이상의 장년층이 할리데이비슨의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일본 내 연간 판매량(1만대)의 10%를 구매한다.

# 노인을 위한 자동차

도요타의 다기능 최첨단 실버 차량인 '웰캡(Welcab)'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Welfare(복지)'와 'Cabin(객실)'을 합성한 것으로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자동차다. 승합차인 '에스티마'는 조수석 뒤 승객석의 의자가 차내에서 차 바깥 쪽을 향해 45도 회전한 뒤 5초 만에 바깥으로 완전하게 내려앉는 장치가 달려 있다(사진(下)). 가격은 278만엔(약 2500만원).

또 다른 승합차 '펀카고'는 휠체어를 쉽게 싣고 다니게 설계돼 있다. 상륙용 장갑차처럼 뒷문이 완전히 열린 뒤 완만한 디딤판이 설치된다. 이때 유압장치에 의해 차체 뒷 부분이 주저앉는다. 휠체어는 이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 욕창을 막아라

병에 걸려 장시간 누워 있는 노인들은 욕창으로 고통을 받는다. 몰텐(Molten)의 노인 욕창 방지 침대는 이 문제에 해답을 주는 제품. 누운 채 침대 좌측과 우측 부분을 자유롭게 경사지도록 할 수 있게 했다(사진(上)). 욕창 방지를 위해 몸을 돌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 일반 매트리스가 습기를 막기 위해 미세하게 공기가 빠져나오도록(에어 샤워) 만드는데 비해 몰텐의 매트리스는 이 기능을 없앴다. 매트리스에 정당한 습도가 있는게 좋다는 의사들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 음식 서비스

직접 취사하기 어려운 노인을 위한 음식 배달 서비스도 다양하다.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도시락 제조 배달업체인 타이헤이는 깔끔하고 다양한 도시락 세트를 선보였다. 하루 세 끼 메뉴를 미리 정해 알려주는 것은 물론 칼로리도 표시해준다. 도시락 한 개를 시켜도 배달해준다.

# 기발한 아이디어 소품

노인 티를 내고 싶지 않아 지팡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요를 노려 나온 것이 '채플린'지팡이(사진(中)). 색상이 다채로워 패션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5단으로 접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완전히 접어 휴대용 주머니에 집어넣으면 손바닥 길이를 조금 넘는 정도. 5단 지팡이의 가격은 약 10만원.

놀면서(play).보살피는(care) 개념을 도입한 '플레이 케어(play care)'제품도 있다. 그 중에서도 유머 감각이 느껴지는 게 숫자 감각을 유지시키는 전자 계산기. 예를 들어 '3+5'라고 치면 일반 계산기와는 달리 물음표(?)가 뜨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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