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가난 딛고 수퍼보울 MVP 된 하인스 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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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터치다운을 성공한 하인스 워드가 손가락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워드는 첫 수퍼보울 출전에서 MVP까지 거머쥐었다. 아래 사진은 워드의 오른팔에 새겨진 한글 문신. [디트로이트 로이터=연합뉴스]

'절반의 한국인(Half Korean)'이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에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한국계 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30.Hines Ward.피츠버그 스틸러스)가 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벌어진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경기에서 4쿼터 중반 43야드짜리 터치다운을 기록, 팀의 21-10 승리를 이끌며 MVP로 뽑혔다.

워드는 흑인 주한 미군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이라는 운명을 안고 태어났고, 부모의 이혼.가난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겸손했다. "나의 모든 것은 어머니에게 배웠다"는 워드는 어머니 김영희(56)씨의 '겸손하라'는 가르침을 잘 지켜 미 프로풋볼리그(NFL)에서 '가장 겸손한 선수'로 소문나 있다.

워드는 수상소감에서 "동료의 패스가 좋았고, 나는 그저 달렸을 뿐이다"며 동료를 먼저 챙겼다.

워드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정신에는 '나를 앞세우지 않고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양보의 미덕' '나를 던져 팀을 구하는 희생정신'이 짙게 깔려 있다. 그는 팔에 한글로 '하인스 워드'라고 문신을 할 정도로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워드는 며칠 전 미국의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절반이 한국인이다. 한인 공동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SBS- TV와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을 위해 꼭 이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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