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뛰어난 용병술 돋보여|삼성 컨디션 조절 못해 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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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가 4연승한 것은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삼성이 제대로 게임을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태 김응룡감독)『정신적인 부담감 때문인지 선수들이 너무 굳어 있었다. 물론 보름간의 휴식동안 컨디션조절에 실패한 것을 인정한다. 곁국 우리는 팀자체의 문제때문에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완패했다』(삼성 박영길감독) 탈락위기를 넘기고 의외의 완승을울 거둔 해태와 최강전력으로 최악의 결과를 낳은 삼성, 두 라이벌 사령탑의 표정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예비고사에서 독주하다 마지막 본고사에서 덜미를 잡힌 삼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감독은『보너스게임에서 졌다』고 분을 토로하고 일부 팬들은 『전후기를 석권하고도 패권을 뺏기는 경기운영방식도 고려할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패자는 언제나 할 말이 없다.
김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은 단연 돋보였다. 부상중인 에이스 선동렬(선동렬)을 뒷전으로 미뤄둔 채 약관의 2진급 투수를 내세워 삼성타봉을 무기력하게하는 한편 매게임마다 삼성투수에 강한 타자들로 배팅오더를 작성함으로써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갈 수가 있었다. 반면 삼성은 선발투수기용의 실패로 매게임 힘든 경기를 치러야했다.
승부의 고비는 1차전.
김감독은 『첫판에서 삼성에이스를 다운시켰을때 자신이 생겼다』고 분석하면서 『단기전에 맞는 전략으로 투수기용도 그렇지만 수비의 안정도 중요하다. 또한 시즌내내 부상으로 고전했던 중심선수들이 잘해주었다. 내년 선동렬이 회복되면 3연패도 가능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편 박감독은 『투수기용은 시즌 중 기록을 참고로 했다. 우리는 투수력보다 타력에서 졌다고 본다. 마운드의 약세를 커버할 타력의 불발, 그리고 수비의 난조가 문제였다. 어떻게 이렇게 안될 수가 있는가』고 비통해 하면서 명년시즌의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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