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조퇴 하려면 갈아서 보여줘야 해”…여학생 인권 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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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조퇴를 할 거면 생리대를 갈아서 보건 선생님께 검사를 맡아야 한다”

“여자는 좋은 남편 만나서 집에서 집안일이나 하고 아이 돌보고 사는 게 제일 좋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에 접수된 상담사례 일부다. 이러한 사례가 접수되자 교육당국이 여학생 인권 침해와 성차별 등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학생 인권 가이드’가 담긴 ‘여학생 인권 보장 안내문’을 초ㆍ중ㆍ고교에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 교육청, 성차별 방지 안내문 일선 학교에 권고

서울시교육청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학생 인권 가이드’가 담긴 ‘여학생 인권 보장 안내문’을 초ㆍ중ㆍ고교에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중앙포토]

서울시교육청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학생 인권 가이드’가 담긴 ‘여학생 인권 보장 안내문’을 초ㆍ중ㆍ고교에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중앙포토]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쓰고 있는 사연, S여중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성희롱ㆍ성추행을 당한 사연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여성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학생에 대한 인권 침해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여학생 인권 보장 안내문은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접수된 여학생 인권 및 성차별에 해당하는 민원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여학생의 인권은 이미 교육부 지침,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에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의 인식부족과 학생의 인권보다 전통과 평판을 중시한 일부 학교의 교칙으로 인해 여학생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여학생 인권 가이드는 ▶생리공결제도 사용 권리 존중 ▶여학생의 바지교복 선택권 보장 ▶성차별적인 용의복장 제한 규정 개선 ▶성차별 고정관념에 따른 불합리한 분리 및 구분 지양 ▶교사의 성차별적 언어 표현 방지 ▶성별을 고려한 학교시설 조성 및 개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윤명화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여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가이드가 인권친화적이고 성평등 학교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앞으로 성평등 이슈를 적극 발굴하고 여학생ㆍ남학생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성평등 정책과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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