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사기업의 "사장님"공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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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박병종특파원】1백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자가용 승용차를 굴리는「사장님」이 중공에서도「대접」받게됐다.
중공당국이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쯤은 될만한 업체의「사장님」을 공인하고 그가 경영하는사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키로 최근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신흥자본가」가경영하는 사기업의 경영방식이 당국의 간섭으로부터해방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금규모나 고용원 수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당국은 다만 빈부의 현격한 격차를 감소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소득세법의 누진세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그동안 중공당국은 음식점·이발소·수리업등 개체호(개인상점)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어 기업의 차원에 이른 소위 사기업에 대해서는 논쟁이 치열해 단속도 지원도 하지않고『두고보자』(간일간)는 방관자적입장을 취해왔다.
개체경제발전이라는 기초위에서 새로 탄생하고 있는 사기업도 이미 보편화되고있는 개체호의 존재처럼 사회주의경제의 한 보조형식으로 생산력을 발전시키는데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는 중공이 추진하고 있는 현대화정책이「마르크스」에 의해 제시된 경제모델이나 30년대 또는 50년대의「스탈린」식 경제모델로부터 탈피하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또하나의 예증이 된다.
이제 중공의, 경제개혁은계획경제와 시장정제의 조화를 통해서만 실현될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있다.
중공은 이같은 변화를 이론적으로 수용키위해 중공이 현재「사회주의 초급단계」에 있으며 비교적 낮은 수준의 생산력을 신속히 발전시키기 위해서는『공유제를 주체로하되 각종소유제정책을 발전시키는 것이 오히려 현재 중공의 생산력수준에 적합하다』고 선언하고 있다. (요망·9월14일자)
중공은 또「사회주의 초보단계」는 상당히 긴 역사시기를 필요로 하므로 이와같은 정책은 임시방편이아니라 장기적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중국적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의 정립을 강조해온 중공이 최근 강조하고있는 것이 바로「사회주의초급단계론」이다.
「마르크스」는 인류사회의발전단계를 원시 공산주의 사회·노예사회·봉건사회·자본주의사회·신공산주의사회등 5가지로 구분했으며「레닌」은 신공산주의사희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주의사회라는 과도시기를 거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마르크스」도「레닌」도 사회주의를 초급단계와 고급단계로 구분하지는않았다.
중공은 비록 공유제를 기초로 하고있으나 사인경제등 각종 소유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계획경제를 외주로 하고있으나 시장경제를 도입하고있는 이유를 이처럼 사회주의 초급단계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민들이 공동으로 큰 솥에 밥을 지어 공평하게 나눠먹는「흘대과반」이라는 평균주의 폐단을 타파하고「선부후 균부」를 선언한 중공은 이제 한국의 중소기업정도의 기업과 사장을공인하는등 좀더 대담한 시도를 하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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