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우승 매직넘버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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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전통의 명문 삼성생명이 역사적인 시즌을 향유하고 있다. 절정의 경기력을 뽐내며 완전우승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1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숙적 신세계의 도전을 72-66으로 뿌리치고 개막 후 단 1패도 없이 14연승,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삼성생명의 주력 멤버는 자유 스카우트제가 실시되던 실업농구 종반기에 '싹쓸이'해 뒀던 당대 최고의 고교 스타 출신들이다.

저마다 수억원의 몸값을 받고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드디어 전성기에 도달했다.

여기에 특급 외국인 센터 바우터스가 가세하면서 삼성생명은 전 포지션에 걸쳐 최강의 라인업을 이뤘고, 시즌 초반의 연승으로 가속이 붙으면서 불패의 팀으로 변모했다.

삼성생명 선수들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힘을 냈다. 3쿼터까지 45-60으로 처졌던 신세계가 4쿼터 4분쯤 55-64로 따라붙으며 오름세를 타자 박정은(13득점)이 오른쪽 45도에서 3점포를 꽂았다. 67-61로 쫓긴 6분쯤엔 바우터스(18득점.13리바운드)가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 이미선(17득점)이 속공을 성공시켜 7분쯤 72-61을 만들었다. 이 쐐기골에 삼성생명의 좌초를 기대(?)했던 1천5백여 관중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신세계는 최근 몇 경기에서 10여점 차의 열세를 막판 3~4분 사이에 뒤집곤 했다.

그러나 이제 삼성생명은 한 걸음 더 달리고, 한 번 더 몸을 던져서 무너뜨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최근 수년간에 걸친 삼성생명의 부진을 미스터리로 여기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스스로 무너지기 전에는 꺾기 어려운 승리 제조 기술자들의 집단이 되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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