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엄마' 시핸 쫓겨나고 참전 군용견은 특별석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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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시핸은 이날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출신 민주당 여성의원 린 울시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방청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지만 부시 대통령이 도착하기 몇 분 전에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채 몇 블록 떨어진 의회 경찰서로 끌려갔다. 경찰은 시핸을 체포한 이유에 대해 시핸이 반전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이를 가린 채 방청석에 입장한 것은 경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의사당 안에서는 시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아들을 잃은 시핸은 지난해 여름 부시 대통령의 목장 앞에서 텐트를 친 채 반전 농성을 벌여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대조적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5살짜리 군견 셰퍼드 렉스는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 여사의 특별 방청석에 앉는 대접을 받았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총 51분간 연설하면서 64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가장 긴 박수는 참전용사 댄 클레이의 가족을 소개했을 때로 52초간 지속됐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공화당 의원들만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신경전이 시작된 양상이다.

국정연설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민주당 중진 존 케리 상원의원은 "부시의 수사(修辭)가 계속 현실을 오도하고 있으며, 약속은 계속 파기되고 있다"고 혹평했다.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부시가 대학 등록금이나 휘발유 가격 등 미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공허한 약속의 나열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출범 초기 각종 게이트로 얼룩진 부시 대통령 2기 정부가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자평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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