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당선됐다면 국무장관 0순위 … 외환위기 땐 한국 외채협상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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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로버트 호매츠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미국의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전문가로 통한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공직에 진출한 ‘거버먼트삭스(Government+Sachs: 골드만정부)’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사공일 본지 고문은 1970년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스쿨에서 교수를 할 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일하는 호매츠를 만나 지금까지 ‘절친’으로 지낼 정도로 오랜 우정을 이어왔다.

로버트 호매츠는 누구 #골드만삭스 출신 공직자 중 대표주자 #『자유의 대가』서 재정 건전성 강조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는 골드만삭스와 살로먼 스미스바니를 자문사로 위촉했다. 바로 그 시절 골드만삭스 부회장이었던 호매츠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국의 경제개혁과 외채협상과 관련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자유의 대가'

'자유의 대가'

정·재계에서 모두 일한 호매츠는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점에선 막대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과 차이가 있다. 사공 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가 당선됐으면 지금쯤 국무부 장관 자리에 앉아 있을 사람”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으로 근무할 때 차관으로 활동하며 손발을 맞췄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발표한 저서 『자유의 대가(The Price of Liberty·사진)』에서 호매츠는 미국 전쟁의 역사를 통해 어떻게 전쟁자금을 조달하고 상환했는지를 짚었다. 그러면서 건전한 재정과 신용이 국가안보와 나아가 자유의 초석이라고 역설했다.

호매츠는 골드만삭스 시절부터 알고 지낸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트럼프를 엉뚱한 길로 리드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호매츠는 “트럼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공격을 퍼부을 때 콘 위원장이 방패막이가 돼 줬으면 좋겠다”며 “재정적자가 늘어난 상태에서 Fed가 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하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매우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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