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출마 가능성 짙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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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두김씨간의 후보단일화 실패로 양측은 결국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깨뜨린 셈이다.
앞으로 두김씨 사이에 단일화 절충을 다시 벌일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그나마 가능성을찾는다면 △여론의 압력△재야의압력△당내의원들의 단일화요구움직임등이 있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압력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재야도 양김진영으로 분열되어 있고 재야의 권고를 들을 사람들도 아니다.
일부, 특히 김고문측에서는 63년 선거에서 윤보선후보와 허정후보 사이의 단일화가 선거진행도중 이뤄졌듯이 이번에도 선거운동과정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세불리한쪽이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도 크게 높지 않고보면 결국 양자가 끝까지 대결해 국민의 선택에 의해 「양김시대」를 청산하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두사람이 갈라서면 어떤 형식으로 출마하느냐가 문제다. 일부에서는 두김씨가 각각 당을 나누는 분열이 이뤄지지 않을까 추측하지만 분열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분열할경우 출당하는 쪽이 엄청난 타격을 받게될 것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서로 분열해나가지 않으려고 버티면 두후보가 한 정당에서 나오는 해괴한 꼴이 생기게 된다.
김영삼총재측은 총재권한을 최대한 이용해 후보지명 임시전당대회 소집을 강행할 것으로보인다. 그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공식후보로 추대될 것을 꾀하는 것이다.
김총재측은 중앙상무위원임명·대의원확대등 총재로서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당체제를 정비해 나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의원 3분의1의 서명을 받아 전당대회소집을 요구할 작정이다.
그러나 김고문측은 36개 미창당지구 창당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정무회의에서 이를 저지하고 또 전당대회 소집권을 가진 전당대회의장이 자파이므로끝까지 버틸수 있다고 보고 있다.두김씨의 당내 지분이 50대50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한쪽이 반대하면 어떤 결정도 내릴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가 열리지 못하면 민주당은 당의 공식후보를 내지못하며 두김씨는 정당 추천을 못받은 「무소속」 후보가 돼야할 판이다.
두김씨 모두 이런 결과가 어떤 비판을 불러일으킬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재야지원또는 군중대회의 세과시등을 통해 마지막 막후 단일화 협상까지 배제할수는 없을 것이다.
또 여론의 압력에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두사람은 결국분열해 딴 살림을 차리거나 아니면 경선이라도 시도해볼지 모른다.
현재로서는 동시출마 외의 다른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지만 두김씨가 이제 명목이나마 같은 당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눈가림에 불과하며 국민에게 거듭한 약속을 이런 식으로 깬데따른 대가를 지불해야할 것이다. <김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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