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성금연씨 생전의 가락 악보로 집대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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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대 이재숙 교수(46·국악과 가야금)가 장구반주를 곁들인 『성금독류 가야금 산조』 를 완전하게 채보, 출판했다. 5선의 악보에 『칭동 칭찡 칭 지이…』 등 가야금의 소리까지 (구음)글자로 기록한 이 악보집은 86년 7월 하와이에서 작고한 가야금산조의 명인이었던 성금연씨 (중요무형문화재 23호) 의 예술을 집약해 놓은 것.
지난 63∼65년 사이 성씨를 스승으로 가야금 산조를 익혔던 제자 이재숙 교수가 스승 1주기를 즈음하여 작고한 스승께 바치는 선물(?)인 셈이다.
『지난 84년 선생께서 귀국하여 1개월 간 머무르셨습니다. 그때 오전 한나절씩을 함께 살다시피 하면서 채보하고 배운 것을 토대로 했읍니다.86년6월 작고하시기 한 달 전에 귀국하여 산울림에서 가진 연주회의 것까지 포함 시켰읍니다.』
현재 국악계의 유산으로 남아있는 가야금산조는 8종류. 그 중 자주 연주되는 것은 금죽파·최옥산·성금연·함동정월·금구덕·강태홍류 등 6종류. 그 가운데 성금연류는 특별히 우조·계면조·평조로 조의 변화가 다채롭고 선율의 장식이 많아 감칠맛 있고 발랄하다는 것이다.『산조는 워낙 연주 때마다 조금씩 변하는 것이 속성인데 성선생님은 세상을 뜨셨으니까 더 가락이 생길 리가 없지만 워낙 큰 작업이라 겁이 나고 조심스러웠읍니다.』
악보출판에 앞서 지난 6개월 간 가제본을 해 유족에게도 보이고 몇 차례씩 연주도 해보며 교정을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바로크연주단 미국연주 때 협연, 일본 동경에서의 독주회, 대한민국 국악제 등으로 분주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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