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원 "누드 본 후배들 작업걸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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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 여자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세상을 너무 많이 아나?' '아니! 아직 철 들려면 멀었네'란 생각이 정신 없이 교차될 만큼 이 여자 정말 대책 없이 극에서 극을 오간다. 바로 최근에 누드 대열에 합류한 함소원(27)이다. 그래서 나중엔 아예 '이해하지말고 그냥 듣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수다를 떨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서울 홍대 앞 '쟁반포차'. '언니! 내가 어렸을 때 좀 놀았어요. 어릴 때 술을 많이 마셔 속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이젠 아예 술 안마셔요. 근데 이거 정말 기사 쓰면 안되는데…' 라며 예사롭지 않은 첫 대화를 시작한 함소원은 소주잔에 사이다를 따르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지 않아 솔직한 얘기가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기자의 우려는 잠시. 함소원은 옆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매니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연예인으론 분명 꺼릴 법한 얘기들을 '우수수' 쏟아냈다.

일간스포츠=이경란 기자

"유학자금 벌어서 스타박사" 꿈
■ 함소원의 웃음

연신 함박 웃음이다. 바로 자기 누드 얘기를 하며 말이다. '정말 신나고 행복해 미치겠다. 누드를 안찍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는지... 그리고 스무살 때 찍을 걸 그랬다. 그랬으면 몸도 더 탱탱하고 예쁠 텐데...'라는 함소원에겐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벗은 여자'에 대한 고정 관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혹시 사람들이 얕보지 않을까? 시집가기 힘들지 않을까?' 등 기자가 준비한 질문은 포장마차 옆테이블에 앉아 소주 마시는 남성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이 누드 사진 정말 죽이지 않아요'란 질문을 연신 해대는 함소원 앞에선 정말 쓸데없는 것들이었다.

누드 서비스 후 즐겁기만 한 함소원에게 생긴 '즐거운' 고민. 바로 남자연예인들이 너무 많이 '껄떡댄다'는 것. '오는 문자메시지가 두세배는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나보다 나이 어린 남자 연예인들이 '누나 누드 너무 예뻐요. 좀 만나고 싶은데'라며 연락을 해요. 최근에 나에게 대시한 연예인 A군과는 한 번 만났는데 잘 될지 아직 모르겠어요.'

옆에 앉은 매니저는 '소원 씨가 워낙 시원시원한 성격 때문에 남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부남 연예인들도 자꾸 이상한 접촉을 해 와 막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고 옆에서 거들었다.

이번 누드가 함소원에겐 인생 최대의 이벤트. 그래서 함소원은 최고의 연예인 위치에서 벗고 싶었다. 하지만 더 미루면 나이 때문에 아름다움을 잃을 것 같았고, 지금 벗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을 했다고 해도 부모님에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세운 계획. 엄마를 위해선 '섹시스타 출신의 박사'가 될 것이고, 아버지를 위해선 '시집을 잘 가서 잘 살' 생각이다.

■그리고 그녀의 눈물

유학 계획은 5~8년 후다. 유학 자금을 벌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워낙 어릴 적부터 돈을 벌기 시작해 난 지금이라도 연예인을 하지 못한다고 하면 청소부 돼서 돈 벌 자신이있다'는 함소원은 중학교 때부터 돈버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자립심이 유난히 강했다.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내가 돈 벌 수 있는 일들을 생각했다. 학교 친구들한테 2000원씩 받고 화장실 청소를 대신 해줬고,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시간당 900원씩받고 일하면서 용돈을 벌어 썼다.' 함소원이 태어나서 가장 펑펑 울었던 날은 1997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진'으로 뽑히지 않았던 날이다(미스 태평양 출신). 대회에 나가려고 건물 3채의 바닥과 화장실 청소를 다 했는데 떨어지고 나니 너무나 분했단다.

'목욕탕, 화장실 청소는 나 따라올사람이 없다. 지금 연예인 못한다고해도 내가 돈 벌고 살 일은 세상에 널렸다. 또 건물 청소도 하면 되고말이다. 미스코리아에 뽑히고 나서 이상한 스폰서 제의도 들어오고 내로라 하는 집안에서 선 제의도 많았는데 난 내가 돈 벌고 살 자신 있고 그런 집에 들어가서 살면 미칠 것 같아 모두 뿌리쳤다.'

함소원이 '돈 벌이'를 잠시 중단한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수능공부를 시작할 때였다. 밤 11시가 넘어 '나 금요일(21일)부터 밤 무대 일을 시작한다. 돈 많이 벌어야 하지 않겠냐'며 안무 연습실로 종종 걸음 치는 함소원을 포장마차 옆 테이블 남자들이 막아섰다. '사인해주세요. 너무 예뻐요.'

'군 부대에 갔더니 내 밴을 군인들이 들썩들썩하게 만들더라'는 함소원의 말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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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 누드 예술적 표현 뛰어나"

함소원은 성현아 김완선 이혜영 이지현 이주현 등 누드 선배들의 사진들을 모두 감상했다. 그가 작품성에서 첫째로 뽑은 것은 김완선의 누드. '소품도 많이 이용했고, 예술적인 표현이 잘 됐다'고 평가했다.

몸매가 가장 부러운 건 이지현이다. '난 가슴 큰 여자가 정말 좋더라. 나도 크긴 한데 이지현 씨 몸이 정말 예쁘더라.'

'원래 가슴 발육이 빨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브래지어를 했다. 그리고 정말로 가슴 키울려고 친구들하고 모여 앉아서 치즈도 먹고, 이런 운동을 했다'며 함소원은 팔을 몸에 딱 붙인 채 팔을 마구 흔들어 댔다. 정말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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