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업계, 가격인하 카드「언제 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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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은 계속될 것인가. 13일부터 열리는 최대 게임 전시회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www.e3expo.com)를 앞두고 비디오 게임업계의 가격 경쟁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E3가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발표하는 기점이 돼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소니가 E3 직전 가격인하를 발표하면서 업계가 가격 경쟁에 돌입했지만 올해는 어떤 양상이 될지 아직 불투명하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현재 비디오 게임업계에는 가격인하 요인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번 E3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미국 로스엔젤리스에서 진행된다.

시장조사업체 젤로스 그룹의 애널리스트 빌리 피전은 “현재의 각 비디오 게임기 가격(PS2·X박스 200달러, 게임큐브 150달러)은 이미 한계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업계는 가격인하 대신 게임 소프트웨어를 번들로 제공하는 것과 같은 다른 판매촉진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E3를 전후해서는 각 게임기의 새로운 버전 발표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전은 “소니는 이미 신형 PS2를 발표했으며 MS는 기존의 X박스에서 필수 기능만 추린 슬림 버전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DC 애널리스트 스켈리 올하바는 “E3 기간동안 가격인하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업체들은 각각의 경우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유행한 번들 제공 판매방식이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 방법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DFC의 설립자인 데이빗 콜은 “가격인하는 올 하반기에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업체는 점유율 확보를 위해 ‘대목’인 휴가철에 맞춰 가격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주장이다.

콜은 “결국 올해 안으로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지금 가격을 인하하는 것 보다 하반기 쇼핑시즌에 맞추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X박스 라이브에 쏠리는 관심
가격 외에 E3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는 X박스 라이브에 대한 추가 소식이다. X박스 라이브는 MS가 지난해 E3에서 발표한 온라인 게임 서비스로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하바는 “MS는 X박스 라이브를 지원하는 새로운 게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MS는 자사의 온라인 서비스가 확실히 뜬다는 사실을 업계에 증명해야 할 입장이라는 것이다.

E3에서 MS의 X박스 라이브 전략이 확신을 준다면 X박스 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주변기기의 판매도 확산될 전망이다.

MS는 지난주 X박스 라이브의 새 요금 정책을 공개했다. 새 요금 체제에서 X박스 라이브 1개월 이용권은 6달러, 1년 이용권은 50달러이다. 온라인 게임시 음성 채팅을 위한 헤드셋과 1년 회원권을 합친 ‘스타터 키트’는 기존의 50달러에서 70달러로 크게 올랐다. 피전은 “1년 단위의 이용권은 가입자의 중간 이탈을 줄이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단위 요금을 내세운다면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월 단위 정책으로는 유지가 어렵다. 게다가 월 단위로 나가다간 시장 점유율까지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S는 또한 지지부진한 X박스의 판매상황을 타개할 ‘킬러 타이틀’도 발표해야 한다. 올하바는 “MS는 개발업체 레어(Rare)의 게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MS는 지난해 말 3억 7500만달러를 들여 레어를 인수한바 있다.

게임큐브의 판매가 시원찮은 닌텐도는 자사가 이미 독점하다시피한 휴대용 게임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피전은 “닌텐도는 새로운 게임과 더불어 게임보이 어드밴스와 게임큐브를 연결하는 장비를 발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피전은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우위를 살려 게임큐브와 게임보이 간의 연결성을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PC 게임분야에서는 대규모의 온라인 게임들이 소개될 전망이다. 소니와 루카스아츠는 그동안 출시가 연기돼온 스타워즈 영화에 기반한 ‘스타워즈 갤럭시’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해상 모험이나 군사 전략 등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타깃으로 한 보다 소규모의 온라인 게임도 다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게임도 이번 E3의 주요 관심사중 하나다. 노키아는 현재 개발중인 무선 게임기 N-게이지(N-Gage)에 관한 보다 세부적인 사항을 공개할 계획이며 세가를 비롯한 게임 개발업체들은 휴대폰용 게임을 선보일 전망이다.

올하바는 “모바일 게임과 이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 이 분야의 중심은 기본적으로 통신사업자이다. 이들이 모바일 게임에 대해 어떤 지원정책을 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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