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잭슨 효과…'가슴 피어싱' 열풍

중앙일보

입력

'슈퍼볼 최고의 수혜자는 피어싱 족.'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렸던 제 38회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슈퍼볼의 영웅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2년 만에 정상으로 올려놓은 미남 쿼터백 톰 브래디. 그러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손에 땀을 쥐게 한 명승부를 승리로 이끈 '야전 사령관' 톰 브래디보다 하프타임쇼에서 '가슴을 드러내는 사고를 친' 재닛 잭슨에게 쏠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긴 하지만 제38회 슈퍼볼이 낳은 최고 스타가 재닛 잭슨이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광고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30초짜리 광고가 30억원에 달하는 슈퍼볼에 감히 광고 게재조차 꿈꾸지 못한 피어싱 업체들이 뜻하지 않게 슈퍼볼로 인해 최고의 매출신장을 보고 있는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는 세계 최고 규모의 광고단가를 자랑하는 슈퍼볼에 1센트짜리 동전 하나 던지지 않은, 아니 감히 던질 생각조차 하지 못한 피어싱 업계가 '슈퍼볼 최고의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슈퍼볼 하프타임쇼 중 벌어진 재닛 잭슨의 가슴노출사건 덕분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합동 공연 중 노출된 재닛 잭슨의 가슴에 달린 햇살 모양의 젖꼭지 피어싱을 따라하려는 이들로 인해 피어싱 숍들이 뜻하지 않은 '슈퍼볼 대박'을 맞고 있는 것.

최근 미국 대중지 <뉴욕 포스트>는 '미국의 피어싱 산업이 슈퍼볼 이후로 매출 신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제하로 뜻하지 않은 돈벼락을 맞고 있는 업계 소식을 보도했다. '슈퍼볼(혹은 재닛 잭슨) 효과'로 인한 이들의 매출 신장은 거의 로또 수준에 육박한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재닛 잭슨과 같은 모양의 젖꼭지 피어싱 시술 가격은 종전 30달러(약 3만 6000원)에서 100달러(약 12만원)선으로 무려 3배 이상 치솟았다. 슈퍼볼 이후로 폭발적으로 쇄도하는 시술 의뢰와 문의 전화 등으로 늘어난 수요로 인해 시장가격이 자연히 상승하게 된 것이다. 슈퍼볼 이후로 뉴욕과 할리우드 등의 피어싱 숍에는 젖꼭지 피어싱 시술 의뢰가 2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뉴욕의 한 피어싱 숍에서는 하루 25차례나 젖꼭지 피어싱 시술을 했으며 '체인갱 닷컴' 온라인 피어싱 기구 판매 업체는 주당 겨우 2개 정도 팔았던 재닛 잭슨의 햇살 무늬 장신구를 슈퍼볼 다음주에 무려 65개나 판매했다. 그 후에도 40개의 주문이 밀어닥쳐 물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어싱 업계 종사자들조차 어리둥절할 정도의 '젖꼭지 피어싱 돌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할리우드의 한 피어싱 숍 운영자는 "몇년 전 파멜라 앤더슨 문신 이후 최고의 상품"이라며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현재 문신·피어싱 업종의 최고 히트 상품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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