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양궁여왕 김진호|지도자로 과녁 바꾼 영원한 여궁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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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불멸의 대 궁사(궁사)가 마침내 사대를 떠났다. 김진호 (김진호·27) -.
국내 스포츠계가 탄생시킨 수많은 스타가운데 그만큼 큰 족적을 남긴 인물도 드물다.
불모지였던 한국양궁은 그의 출현과 함께 옥토로 변했고 오늘날 한국기록이 세계기록을 웃도는 유일한 종목이 됐다.
78년 방콕아시안게임 우승-79년 서독세계대회5관왕-82년뉴델리아시안게임2관왕-83년LA세계대회5관왕-86년 서울아시안게임3관왕. 통산 39개의 한국 신수립. 세계기록 3개·한국기록7개 보유.
그가 생의 모든 것으로까지 여겨왔던 양궁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가장 기대를 걸었던 LA올림픽에서 최대의 좌절을 맛보면서부터.
관록으로 버텨오던 그는 서울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서울올림픽까지 뛰어줄 것을 요청하며 복귀 유예기간을 췄던 체육회와 양궁협회 등은 그의 뜻이 꺾이지 않자 할 수없이 지난14일하오 회장기 양궁대회가 열리고 있던 보라매공원에서 은퇴식을 베풀어줬다.
지난해 2월 「클리커음의 리듬인지가 경기기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획득한 김은 현재 한국체대 조교로 근무하며 바쁘게 살고있다.
여자기숙사 사감을 겸하고있는 그는 상오엔 기숙사관련업무를 보고있으며 하오엔 학교 양궁팀을 지도한다.
아직 미혼으로 언니 (김숙활·29)와 함께 서울압구정동에서 살고있는 김은 국민체육진흥 재단으로부터 월1백 만원의 체육연금을 받고있다.
그러나 자신이 고소득자라는 점 때문에 신랑감을 고르는데 훨씬더 힘이 든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털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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