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교수들의 우리음악 한마당|제 1회 「서울국악제」|21일 세종문화회관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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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악의 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자』 전국 대학의 국악과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악의 정수를 보여주겠다고 나섰다. 오는 21일 하오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될 「87 서울국악제」. 이 공연엔 전국 국악과교수 4O여명 가운데 이대 황병익, 한양대 이상규, 중앙대 박범훈교수등 3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그동안의 국악공연들이 대중의 홍미에 치우친 나머지 국악이 지닌 심오한 예술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지적, 품격있는 국악공연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국악은 같은 작품이라도 누가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질적 가치와 품격이 크게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이 행사를 주도한 김용진교수 (한양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장)는 『이세 새로운 차원의 국악운동을 필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작품은 삼현륙각 『절화·우림령·금전악』, 생소법주 『하현·타렴』 『가야 금산조』, 가곡 『연락·우편』, 민속음악 『시나위』, 대금협주곡 『대바람소리』, 가야금협주곡 『침향무』, 피리협주곡 『춤을위한 피리협주』등이다.
연주곡목은 전통음악과 창작국악이 골고루 포함됐다.
『공연 첫해이기 때문에 우선 청중들에게 크게 생소하지않은 작품들로 꾸몄읍니다만 내년부터는 좀더 학문적인 작품들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김교수는 이번 공연이「대중적 관심과 아카데미즘의 결합」이라고 설명하고 전통음악의 연주로 그동안의 공연에서는 맛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해석을 보여즐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국악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연주회 프로그램에도 작품에 대한 구태의연한 해설 대신 상징적 설명만을 넣어 청중의 신선한 감상을 유도했다.
그 해설은 예컨대 『서양음악이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한국음악은 신명과 멋을 추구한다』라든가 『김치와 샐러드의 맛은 다르다』는등 추상적인 설명으로 이해를 돕는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지난5월 「새로운 국악운동」에 대한 뜻을 모으고 운영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공연계획을 마련해 왔다.
이들은 국악공연을 전통음악의 재현으로만 국한하려는 흐름을 거부, 전통음악을 새롭게 해석하고 창작국악의 개발과 활성화를 통해 국악운동의 새로운 좌표를 모색하려하고있다.
김교수는 『전통음악은 물론 보존되어야할 가치가있지만 다시 오늘에 맞는 양식으로 재참조되고 수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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