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깃드는 가을 장바구니|-고추·무우·배추·파값울 알아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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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감·대추·밤·배등 가을 과일들이 선보이기 시작한 요즘, 그러나 올여름 수해의 여파로무우·배추·파등 채소값이 지난해에 비하면 두 세곱정도로 치솟는가하면 고추사재기 소문등으로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의 마음이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낄만큼 넉넉하지만은 않다.
서울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1차 도매가격 내지 경낙가격(경매에서 낙찰된 가격)을 중심으로 농산물가격 실태(l6일 상품기준)를 살펴보면-.
고추가 풍년이던 지난해 6백g 한근에 1천8백50원이던 마른고추가 올해는 3천2백원 정도.
고추의 경우는 장마의 피해가 유난히 심했으므로 고추값이 폭등하리라는 우려 때문에 산지에서 발떼기로 고추를 사들이는가하면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물고추를 사서 직접 말리는 주부들도 적지않다는 이야기가 시장주변에 나돌고 있다.
그러나 관계전문가들은 『더이상 크게 오르지는 않을것』이라고 전망.
고추 수확량이 흔히 걱정하는 만큼이나 크게 줄지는 않을것이고, 예년에 정부가 수매해둔 고추가 비축되어 있으며, 사실상 지난 8월20일 이래 고추값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공사 이정 일 유통정보실장은 『농민들의 환금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추석무렵에는 오히려 가격이 다소 낮아졌다가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드는 11월2O일께는 다소 오를듯하다』고 예상.
한편 물고추는 4kg 한관에 4천원 정도로 마른 고추보다 약간 비싼편이다. 한 상인의 설명에 따르면 『물고추 한관을 말리면 마른고추가 한근정도밖에 안나오지만 물고추는 제때에 말리지 않으면 못쓰게 되므로 그런 부담까지를 고려해서 값을 매길수밖에없다』는 것이다.
또 비싼값에라도 굳이 「태양초」를 사려는 주부들이 늘고 있으나 사실상 햇볕으로만 말린 태양초는 거의 없으므로 엉뚱하게 바가지만 쓰기 십상이라는것.
무우·배추가 풍년이던 지난해에는 한접에 3만5천원 정도이던 통배추가 요즘은 6만5천원 정도, 무우도 작년에는 한점에 1만6천원쯤이던것이 요즘은 5만5천원선으로 각각 2∼3배가 넘게 올랐다. 그러나 무우·배추의 생육기간을 약70일로 볼때 8월중순무렵, 일부지방의 경우는 9월초순까지만 씨앗을 뿌려도 김장철에 접어드는 11월20일께까지는 수확할수 있으므로 올해 김장용 무우·배추값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리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해 1kg짜리 한단에 1백80원 정도이던 큰파는 요즘 약7백50원, 폭파는 약4백원.
1kg 한단에 얼갈이 배추는 2백50원이고 열무는 2백70원, 20kg 한상자에 감자는 6천원이며 고구마는 5천원 정도다.
그밖에 올여름의 긴 장마로 일조량이 매우 부족한데다 올해는 추석도 늦은편이어서 과일은 아직 출하가 대체로 부진하나 차츰 출하량이 늘면서 값도 내리는 추세.
사과는 15kg한상자에 홍옥 1만원·골덴 9천원·아오리 1만6천원, 배는 장십랑 8천원·신고1만5천원, 단감은 1만5천원정도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밤은 8kg에 7천원, 대추는 12kg 한상자에 23만원 수준.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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