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공장' 생산성 지키기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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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8일 오후 1시30분 브라운관.액정디스플레이(LCD)용 유리 제조업체인 삼성코닝 수원 신동 공장-.

사무직 직원 15명이 주전자를 들고 다니며 땀 흘리며 작업 중인 현장 직원들에게 대추차와 칡차를 나눠주고 있었다.

이 회사의 사무직 직원 3백여명은 7월부터 3명이 한조로 5개조를 이뤄 매주 화.금요일 공장을 찾는다. 찌는 듯한 '삼복(三伏) 더위'에 내부온도가 섭씨 1천6백도인 용해로 주변에서 작업을 하는 현장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워 주기 위해서다.

송용로 사장도 최근 주전자를 들고 공장을 찾았다. 디스플레이 제조팀의 안병삼 직장은 "제품 생산 때 열이 발생해 여름엔 작업장의 체감온도가 40~50도를 오르내린다"면서"한 잔의 음료수이지만 정성과 동료애가 담겨 있어 일에 더욱 전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마다 무더위를 이기고, 직원들의 사기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포스코도 여름이 힘든 직장이다. 섭씨 1천6백도를 넘나드는 쇳물을 다루는 고로 등에서 작업하는 직원들은 한여름에도 방열복.안면보호구.방진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감싸고 작업을 해야 한다.

포스코는 이렇게 열(熱)과 싸우는 직원들을 위해 지난달 중순 의사.간호사.산업위생사로 의료진을 구성해 '고열(高熱)작업장'을 순회하는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특수 냉방 소품도 등장했다. 천 속에 얼음을 넣고 목에 두르면 오랜 시간 냉기를 뿜어주는 '쿨 스카프', 땀을 흡수시키는 특수 면티, 아이스 팩 등을 현장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LG전자 CDMA 단말사업부는 올 여름부터 칭찬 포인트가 일정 점수를 넘으면 별도의 여름휴가와 특별 휴가비를 포상하는 칭찬쿠폰제를 실시하고 있다.

매월 칭찬을 많이 받은 직원뿐 아니라 칭찬을 많이 한 부서장도 '베스트 리더'로 함께 포상한다. 또 간부들이 업무상 관련이 있는 타부서 직원을 회사 근처 호프집으로 초대해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회사 경비로 마련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여름 휴가철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바람에 일이 부쩍 많아진 테마파크 근무 직원들을 위해 이달부터 뮤지컬 '캣츠'와 연극 '라이어 2탄-튀어'를 관람하게 하고 있다.

컴퓨터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말복 전날인 14일 직원들에게 음료수와 통닭을 제공할 예정이다. 초복인 지난달 16일에는 전 직원에게 고급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기도 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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