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패러디 당보' 배포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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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600만 명을 넘은 영화 '왕의 남자'가 1.21 개각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에까지 등장했다. 야당이 당원들에게 배포한 패러디(현실 모방.사진) 홍보물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4일 발행된 당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왕의 남자'에 나오는 연산군에 빗댔다. 영화 포스터 속에서 연산군 옆에 서 있는 두 광대 장생, 공길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상수 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대치됐다. '대한민국 최악의 개각 광대극, 국민을 가지고 놀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한나라당은 "여당에서 배척받는 인물이라도 대통령 코드에만 맞으면 장관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1.21 개각을 '코드 인사''세탁소 인사''빚 갚기 인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공당이면 공당다워야 한다. 음습한 곳에서 유치한 패러디나 만드는 것은 정신병력자나 스토커 같은 행동"이라고 역공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조차 "적절치 못한 패러디"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은 2004년 7월 박근혜 대표를 성적으로 '모독'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됐을 당시 청와대에 강력히 항의해 사과를 받아낸 적이 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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