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박 대통령 지우기’, 의문 나오게 하는 3가지 대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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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에 모인 새누리당 의원들 [중앙포토]

국회 본회의장에 모인 새누리당 의원들 [중앙포토]

8일 당 이름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기로 한 새누리당에 대해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주요 개정 내용들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이유다. 이 같은 의문이 나오게 하는 대목은 3가지로 요약된다.

① 2012년 한나라당이던 새누리당은 그해 2월 여의도 당사에서 당의 간판을 새누리당으로 바꿔 달았다. 당시 현판식을 주관한 사람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었다. 당시 박 비대위원장의 주도로 만들어진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그 수명을 다하게 됐다. 새로운 당 이름은 13일 상임전국위원회의 추인을 받아 확정될 예정이다.

② 새누리당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강령도 바꿨다. 강령 제목 ‘국민과의 약속’이 ‘우리의 사명’으로 바뀌는 게 대표적이다. 또 강령 첫부분에 나오는 ‘국민의 행복’은 삭제하기로 의결했다. 이를 두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구호였던 ‘국민행복’을 지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행복이 쓰여 있던 자리엔 ‘국민통합’이 들어가게 됐다.

③이날 새누리당이 의결한 강령엔 ‘권력이 남용되거나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도 반영됐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최순실 사태 뿐 아니라 그 동안의 수직적 당청 관계를 이어온 데 대한 반성도 담겨 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헌ㆍ당규개정특별위원장을 맡은 김광림 의원은 “특정 개인을 염두에 두고 강령을 개정한 것은 아니다”며 “과거 사람 중심으로 돼있던 당의 정책을 가치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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