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MLB 샌프란시스코와 최대 310만 달러, 스플릿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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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30)이 오랜 꿈인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황재균의 에이전시인 GSI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와 1년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플릿 계약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일 때 연봉에 차이를 둔다는 조건을 건 계약이다.황재균은 시범경기를 통해 기량을 테스트 받은 뒤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어가면 연봉 150만 달러를 받는다. 또 출전 경기 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160만 달러까지 챙길 수 있다. 최대 310만 달러(약 36억원) 규모다. 미국의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황재균의 계약에는 개막 후 메이저리그 입성에 실패할 경우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조항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황재균의 계약 방식은 이대호(35·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을 때의 조건과 흡사하다. 이대호 역시 시애틀과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진입 시 100만 달러를 보장하고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최대 400만 달러를 받을 수 잇는 계약이었다. 이대호 역시 옵트아웃 조건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황재균은 2015시즌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섰으나 무응찰의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에는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20여개팀을 대상으로 '쇼케이스'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계약 조건 때문에 고민을 거듭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롯데, kt 등 국내 구단과도 협상을 병행했다. 롯데는 황재균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거액 계약을 제시했으나 황재균은 결국 돈 대신 꿈을 택했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도전은 어릴 적부터 오랜 꿈이다. 두드리지 않으면 문은 열리지 않는다.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악물고 반드시 25인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3루는 에두아르두 누네스가 지키고 있다. 누네스는 지난해 141경기에 나와 16홈런·67타점, 타율 0.288을 기록했다. 코너 길라스피는 누네스의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누네스가 좌익수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주전 좌익수는 맥 윌리엄슨인데 지난해 성적은 타율 0.223에 6홈런, 15타점에 불과하다. 누네스가 좌익수로 간다면 샌프란시스코는 3루수 자리에 좌타자 길라스피, 우타자 황재균을 번갈아 기용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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