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친목 모임 통해 IPO까지 이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15호 18면

증권사들이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늘려가는 방법으로 선호하는 게 최고경영자(CEO) 친목 모임이다. 기업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해 이들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나 자금을 조달할 때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증권사들이 대형지점을 키우는 동시에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도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CEO 친목 모임을 만든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2004년 동원증권시절부터 ‘진정한 친구’라는 의미의 ‘진우회’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1기수씩 받아 지난해 기준 16기, 288개 기업이 회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본부장은 “일회성 모임에 그치지 않고 10년 넘게 모임이 이어지다보니 CEO들간의 끈끈한 관계가 형성됐다”며 “회사는 이들에게 IPO는 물론 유상증자·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서비스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의 35%는 이미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IPO를 끝냈다.


이 뒤를 바짝 쫓아가는 모임이 키움증권의 ‘키모로(키움증권+투모로우)’다. 진우회를 만들었던 핵심 멤버인 이재원 전 한국투자증권 상무가 키움증권으로 이직하면서 제2의 진우회를 선보였다. 6년 만에 180여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키모로에 몰리면서 키움증권이 최근에 유력한 주관사로 떠오르고 있다.


가입 회원수로 따진다면 미래에셋대우의 파트너스클럽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5월 공식 출범했다. 처음엔 75개 기업이 가입했고, 현재 473개(지난해 말 기준)로 가입 기업이 크게 늘었다. 이중 매출액 3000억원이 넘는 기업이 41개나 된다. 지난해엔 바이오헬스케어협회와 협력관계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앞으로 유망한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의 기업금융 자문컨설팅도 미래에셋대우가 맡기로 했다. 김재훈 미래에셋대우 선임매니저는 “특히 기업별로 지점의 웰스매니저가 일대일로 관리하면서 자연스레 IPO주관사로 선정되거나 자금조달을 맡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삼성증권도 지난해 ‘리더스 클럽’을 신설했다. IPO를 앞둔 예비 상장기업의 경영컨설팅을 무료로 지원한다.


염지현 기자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