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씨 남원안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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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장지번복으로 진통을 겪었던 대우조선근로자 이석규씨의 장례는 경찰이 유족의 요청에 따라 광주로 가던 운구행렬을 차단, 유해는 남원군 사매면 관풍리 이씨 선산에 안장됐다.
이씨의 운구행렬은 28일 하오3시 거제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광주로 가던중 하오5시30분 고성군 고성읍 신월리 국도상에서 경찰에 의해 차단돼 경찰호위로 영구차와 유족차만 남원으로 향해 하오9시5분 가족과 고향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식을 생략한채 하관됐다.
경찰이 고성에서 영구차를 빼돌리자 뒤따라오던 1천5백여명의 근로자및 재야인사들은 국도상에서 운구행렬차단에 항의, 한때 경찰과 대치했으며 경찰은 인명을 연행했다가 민통련인권위원장 이상수변호사(41)와 민통련보도자료실장 박용수씨(53)등 2명만 노사분규개입혐의로 조사중이고 나머지 89명은 훈방했다.
◇안장=영구차는 하오8시55분 장지에 도착, 이씨의 고향친구 8명이 묘지까지 1백50m를 도보로 운구한뒤 하오9시5분 하관, 이씨의 아버지 이정수씨(50)의 헌토로 간단히 하관식을 마쳤다.
유해가 장지에 도착, 묘지까지 운구될때 주변에는 3백여명의 주민들이 장대같은 소나기속에 지켜봤으며 말 못하는 이씨의 아버지가 앞을 막고 울부짖자 주민들은 한꺼번에 오열을 터뜨렸다.
남원군은 이씨의 유해가 도착하기전 국도에서 장지까지 도로5백여m를 보수하고 현장에 전기와 전화를 가설했다.
◇장례행렬 차단=거제를 떠나 충무를 거쳐 장지쪽으로 가던 운구버스등 장례일행이 충무에서 25km쫌 떨어진 고성읍 신월리 현대주유소앞 3거리를 지날 무렵인 하오5시30분쯤 경찰은 주유소앞에 대기하고 있던 경남7다1253 8t트럭을 길가로 진입시켜 선도차와 영정차·영구차및 만장을 실은 트럭만을 통과 시킨뒤 장례행렬을 차단했다.
경찰은 여관구도경국장의 진두지휘로 1천여명의 정, 사복경찰을 주유소주변에 있는 야산에 잠복시켰다가 행렬이 도착하자 트럭을 앞세워 차단작전을 폈다.
◇연행=경찰은 곧 영구버스등 5대에 탔던 양동생 노조위원장 및 국민운동본부 이상수변호사등 91명을 강제 하차시켜 고성경찰서로 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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