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NSC 국장 내정됐던 여성 논객, 표절 논란으로 낙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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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모니카 크롤리. [AP=뉴시스]

사진= 모니카 크롤리.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커뮤니케이션 국장에 내정됐던 여성 논객 모니카 크롤리(48)가 표절 시비에 휘말려 트럼프 행정부 입성을 포기했다.

크롤리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고심 끝에 새 행정부에서 직책을 맡지 않고 뉴욕에 남아 다른 기회를 찾기로 결정했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부름을 받은 것에 매우 감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새로운 미국 건설’이란 그의 어젠다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롤리의 이번 낙마는 2012년 그가 쓴 책 『도대체 무슨 일이』(What The (Bleep) Just Happened?)가 표절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지난 9일 CNN은 발간 당시 베스트셀러가 된 모니카의 책에서 50건 이상의 표절 문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롤리는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을 비롯해 싱크탱크인 미제스 연구소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출처의 문단을 거의 그대로 베껴 책에 옮겼다. 모니카는 1999년에도 WSJ에 낸 기고문이 네오콘 잡지 기사를 베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CNN 보도 직후 트럼프 인수위원회 측은 “모니카의 명예를 떨어뜨리려는 시도는 미국이 직면한 진짜 문제들로부터 시선을 분산하기 위한 정치적 공격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의 안보 전문 해설가 출신인 모니카는 버락 오바마 정권이 번영과 성장을 파괴하고 시장경제체제를 흔들며 초강대국 지위를 내던졌다며 보수의 총궐기를 주장한 바 있는 대표적 ‘매파’ 인물이다. NSC 국장으로 내정된 후인 지난달엔 대선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해킹을 공개 촉구했던 트윗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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