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특집프로 「미완의 광복」조명에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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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분단42년」을 의미하는 42번째 광복절을 맞아 KBS와 MBC 양TV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각종 특집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다.
올해 광복절특집은 독립기념관 개관에 맞추어 대형축하쇼를 마련하는 등 어느 때보다 8·15를 경축하려는 들뜬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K-lTV의 『독립기념관 개관전야제-한국행진곡』(14일), 『8·15경축영상쇼-그때 그곳 그 노래』(15일)와 M-TV의『독립기념관개관 기념축제』(15일), 특집 다큐멘터리 『독립기념관』(15일)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8·15의 본질적 측면이랄 수 있는「분단원년」으로서 45년8월을 조명, 미완의 광복을 정면으로 고뇌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이는 한마디로 분단시대로 상징되는 「지금 이곳」에서 논의 되고있는 8·15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수용하지 못한 탓이 아닌가 보여진다.
K-1 TV의 교양물 『한국인의 하루』(12일)는 민주화 열기와 관련, 오늘을 살아가는 다양한 계층의생활을 조명하면서 중산층의 긍정적 의미를 추출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현재 우리사회에 몰아닥친 전환기적 상황의 원인인 계층적 갈등을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르포 국회의사당』(14일) 역시 기능의 조화, 대화와 타협을 사회적 갈등의 인식보다 우선시하려는 의도의 소산으로 보여「은폐된 갈등」이 폭발한 현재로부터 8·15 42주년을 맞아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적 통합의 전망을 제시하는 차원으로 나가지 못한 느낌이다.
이밖에 최근 식민지시대의 연구동향이 8·15를 일본의 패전에 따른 외부의 선물로 보기보다는 끈질긴 민족해방 투쟁의 결과이며 민족의 주체적 역량을 실증적으로 제시한 것임에 비추어볼 때『비록 세계대전』(K-TV) 『다큐멘터리 일본의 패망』 (M-TV)과 외화 『콰이강의 다리』 『고도의 영웅들』은 일본군과 맞선 미·영 등 연합군의 빛나는 승리만을 강조, 항일투쟁에 대한 주체적 인식을 벗어난 구태의연한 외국필름의 재탕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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