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 이바지…봉공의 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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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원 김흥배 박사님.
한때의 미양을 조섭하시면 멀지 않아 다시 건강한 모습을 대할 수 있으려니 기대하던 차에, 천만 뜻밖의 부음을 접하게 되었으니 허무와 비통을 금할 길이 없읍니다.
생각하니 박사님의 70평생은 오직 극기와 분투요, 창조와 개척정신으로 일관된 생애이셨읍니다. 경기도 여주 한 빈농의 후예로, 출생하여 분전을 모아 흥업하고, 그 정재를 쾌척하여 육영의 전당을 건설함으로써 국가 백년대계의 주축인 인재양성에 헌신하신, 한마디로 봉공의 귀감이셨읍니다.
6·25동란의 여신이 미처 가라앉지도 않은 54년 4월, 서울 종노 영보빌딩의 일우에 한국외국어대학의 기치를 내걸고, 외국어 전공의 특수 대학을 창립하실 당시는 온 세인의 중망이야 오로지 공리와 이재로써 도생을 계획하는 전후의 혼란기였읍니다.
이후 학교 경영의 실제에서 수많은 애로와 난관에 봉착하고, 더불어 사회 불안의 여파가 적지 않은 강애와 역경으로 전파되었을 것입니다마는, 박사님의 그 강의한 기개와 불굴의 정열은 마침내 미동도 하지 않는 대학발전의 역량으로 승화되어 오늘에 이르렀읍니다.
오로지 검박과 성실을 생활의 신조로 삼으시고 일체의 사리를 부고하신채 대학 건설에만 정진·몰두하신 거룩한 생애에 높은 경의와 감사를 느낄 따름입니다.
모름지기 외대의 많은. 후진과 사회의 성원이 함께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눈부신 발전을 도모할 것이오니, 이승의 노고와 번민을 다 잊으시고 길이길이 편안히 잠드소서.
박사님의 영원한 명복을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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