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장염, 1월에 환자 가장 많아…개인위생 소홀 탓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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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보통 감염병은 덥고 습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장염은 겨울철에 오히려 환자가 많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쉽게 감염되고 발병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는 겨울 중에서도 1월에 특히 많다. 2015년 기준 1월에 발생한 환자는 9만2338명으로 1년 중 가장 많았다. 12월과 2월은 각각 5만7917명, 5만9504명으로, 한여름인 8월(5만7110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령별로는 10세 미만 어린이가 47.4%로 절반을 차지한다. 10대(16.6%)까지 포함하면 전체 환자 10명 중 6명이 소아·청소년이다.

겨울철 소홀한 ‘손 씻기’ 바이러스 장염 원인

겨울철 바이러스성 장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도 오래 생존한다. 활동성이 높아 적은 양으로도 쉽게 감염되고 발병한다.

로타바이러스는 생후 3~24개월 영유아에게 흔하다. 산후조리원이나 어린이집 같이 여러 명이 모인 곳에서 쉽게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예방 백신과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영하 20도부터 영상 60도까지 생존할 수 있다. 소아뿐 아니라 성인도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아이가 감염됐을 경우 온 가족이 노로 바이러스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두 바이러스 모두 일단 감염됐다면 1~3일 이내에 구토·설사·복통·발열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회복 후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최장 2주까지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탈수에 주의한다. 특히 어린이는 설사로 인한 탈수 현상이 성인보다 빠르고 심각하게 나타나므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장염 증상이 심하면 끓인 물을 마셔 수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고, 부드러운 죽으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손 씻기만으로 설사성 질환 47% 예방

겨울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여름에 비해 위생에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추운 날씨로 인해 손을 자주 씻지 않거나 음식물을 실온에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손 씻기를 비롯한 위생 관리가 최선의 예방책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손 씻기만으로 설사성 질환 47%, 호흡기 질환 21%, 소화기 질환 31%를 예방한다.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같은 딱딱한 표면에서 장기간 생존하므로 아이들 장난감과 우유병을 자주 소독하는 게 좋다.

음식물은 반드시 익혀 먹는다. 특히 굴이나 조개류는 간혹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채소·과일은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뒤 섭취한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준동 교수는 “비누나 항균 손세정제를 활용한 올바른 손 씻기는 감염병 위험을 낮추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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