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미술전 지상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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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나는 73년 여름 멕시코의 천고의 밀림속 치첸·이차·우슈말에서 마야의 경이로운 문화를 보았고, 올여름에는 서울의 호암갤러리에서 아프리카원시미술을 만났다.
선진문화권 사람들은 흔히 이런 미술을 미개미술이라고 모멸시하지만 결코그렇지 않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농경을 여성들에게 맡기고 여가를 목조에 전념, 부족들의 관념이나 무속신앙을 형상화했다. 그러므로 목조는 아프리카 밀림과 불가분의관계를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무명 작가들이 만들어낸 1백70여점의 독창적인 작품들은 우리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명품들이다.
이 『뱀형태의 머리깃 장식』은 다분히 기념비적인 형태의 조각주에서 뛰어난 조형감각을 찾아볼수 있다.
소박하고 현대적인 형상미와 세련미를 함께 지녔다.
아라베스크한 채색문양과 형체의 조화, 눈과 대칭적인 8개의 반점배열, 머리에서 아래에 이르는 수직선의 유연성도 돋보인다.
음각된 경부의 적청색의 두개의 색띠, 하단의 또아리형, 두개의 양각띠는 이작품의 중요한 매듭이고 안전장치 역할까지 하고 있다.<25일까지 호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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