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수상 뒤 대통령 축전 못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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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소설가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에 대한 축전 건의를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한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12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한씨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돼있다는 이유에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한씨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 문단의 경사가 났으니 박 대통령께서 한씨에게 축전을 보내는게 좋겠다”는 건의를 청와대에 올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축전은 한씨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 신문은 특검이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한씨에게 축전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썼다. 결국 축전은 대통령 명의가 아닌 김종덕(60ㆍ구속) 당시 문체부 장관 명의로 발송됐다.

한씨는 2014년『소년이 온다』라는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한다. 이 소설이 5ㆍ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뤘기 때문이다. 한강은 이 소설에서 5ㆍ18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당시 상황을 서술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같은 해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에겐 축전을 보냈다. 또 2014년 베니스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씨, 2013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문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에게도 각각 대통령 축전이 전달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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