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혁명 200주 맞아 한불 학술교류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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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프랑스 시민혁명 2백주년(1989년)을 계기로 한국학계의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국간의 학문교류가 활발해지고 동학등 한국근대사상의 세계적 인식의 기회도 마련되고 있다.
프랑스혁명 2백주년기념위원회는 지난4월 「미셸·보벨」 프랑스혁명사연구소장(소르본대)을 한국에 파견, 서울대와 프레스센터에서 「혁명사상」「프랑스 혁명과 인권」이라는 주제로 두차례 강연을 가진바 있으며 서울과 파리에선 이와 때를 같이하여 한불근대사상연구소가 발족됐다.
서울측 창립위원은 민석홍(서울대) 변형윤(서울대) 정윤형(홍익대) 최갑수(서울대) 교수등 32명이며 연구소장은 변교수.
파리측 연구소장은 주섭일씨(소르본대 프랑스혁명사연구소연구원).
이 연구소는 89년4월 서울에서 「프랑스혁명기념학술회의」를 개최, 파리1대학의 「장·폴·베르토」교수를 초청하여 「프랑스혁명과 민주적 군대」 주제의 강연등을 가질 예정이다.
연구소측은 또 이를 전후하여 전10권의 프랑스혁명 2백주년기념 총서도 펴낼 계획으로 있으며 총서 제1권인 『왕정의 몰락과 프랑스혁명』(「M·보벨」지음·최갑수외옮김)과 『프랑스 혁명과 한말변혁운동Ⅰ』(주미섭일지음) 등은 이미 출간됐다. <일월서각간> 특히 『프랑스혁명과 한말변혁운동I』은 주씨(전중앙일보주불특파원)의 파리 제13대 정치학고등연구학위논문을 번역 출간한 것으로 학계에선 처음으로 한국과 프랑스의 근대화운동을 비교연구한 역저다.
「프랑스혁명과 한말변혁운동의 연관성에 관한 시론」「18세기 프랑스 앙시앵레짐의 위기와 그 양상」「조선봉건국가의 기본성격과 19세기 위기증상의 본질」「한말과 프랑스 앙시앵레짐 말기의 정치·경제·사회변동에 대한 비교연구」「한불양국과 서유럽·극동의 변혁기에 있어서 새 체제를 수립하는 방법에 관한 비교연구」등 당시 양국의 정치·경제·사회변동을 비교한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주씨는 『서구학계에도 일제식민사관이 뿌리깊게 박혀있어 프랑스혁명과 한말변혁운동을 같은 위치에 놓고 비교하기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을 때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 제2부 「계몽사상과 실학사상, 혁명사상과 한말변혁사상 비교연구」, 제3부 프랑스혁명과 한말변혁운동의 전개와 결과에 대한 비교연구」도 번역출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측은 89년7월 파리에서 열리는 프랑스혁명기념 세계학술대회에 한국대표를 초청, 19세기말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강연을 갖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일본학자들에 의해 단순한 사교에 의한 외국인 추방운동으로 대외에 알려졌던 동학사상이 파리세계학술대회를 통해 농민혁명의 세계사적 의미와 위치를 새롭게 정립할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할수 있다.
특히 주씨의 앞서의 논문은 이런 결정의 기본자료가 됐는데 그는 갑오농민전쟁을 조선봉건사회의 압제로부터 민중을 해방하기 위한 반봉건·반외세운동으로 파악, 이를 한말변혁운동의 골격으로 정의하고 있다. 동학사상에 대한 파리학술대회강연은 한양대 정창렬교수가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측은 이밖에도 한불양국의 학술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매년 1명의 한국학자를 프랑스혁명사연구소에 초청, 정부지원으로 1년동안 연구를 하도록 주선키로 결정했으며 최갑수교수가 그 첫케이스로 오는 9월 도불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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