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육상 "신데렐라" 최세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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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자육상의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23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육상선수권 여자8백m에서 15세의 최세범(최세범·서울체중3년) 이 임춘애 (임춘애·성보여상)를 따돌리고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 줬다.
또한 남자8백m에서 유태경 (유태경·부산대)은 U대회의 피로를 무릅쓰고 역추, 2위를 차지했다.
한국육상은 지난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남녀중장거리 5개부문 (남8백.1만m , 여8백·1천5백.3천m)을 휩쓴 뒤를 이어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무명의 어린 소녀가 우승함으로써 중거리에서는 아시아정상권임을 확인했다.
특히 최세범은 2분5초11을 마크, 임춘애가 아시안게임에서 수립한 한국최고기록(2분5초72) 을 0.61초 앞당겼을뿐 아니라 자신의 최고기록 (2분7초69)을 무려 2초58이나 경신, 앞으로 두선수의 기록경쟁이 볼만하게됐다.
최는 경기가 끝난후 『본래 주종목이 8백m와 1천5백m였으나 체력이 달려 1천5백m를 포기하고 8백m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하고 체력과 스피드를 보강해 올해 안으로 2분4초대를 돌파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최를 지도한 이준(이준)감독은 『어린 소녀답지않게 악착같은 승부근성과 라스트스퍼트가 강점이다. 레이스운영기술과 체력·스피드를 보강한다면 90년 북경아시안게임과 92년 올림픽에 좋은 성적을 낼수 있는 기대주』라고 강조했다.
고양국교4년때 육상에 입문, 85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지난해 아시안게임 출전후보선수로 선발됐으나 임춘애에 밀려 대표에서 탈락해 한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1년뒤인 올해 소년체전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수립하며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1m 55㎝·41㎏.
한편 임춘애는 8백m에서 2분5초39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했으나 중공의「장수링」(장수령)에 이어 3위를, 남자8백m의 유태경은 1분48초F로 2위, 여자투원반의 정혜영 (정혜영·경남체고)도 44m24㎝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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