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더미가 덮친 새벽단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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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늑장호우예보가 빚은 날벼락이었다.
2∼3일후 장마가 끝나겠다던 기상예보와는 달리21일 하오부터 22일 새벽사이 장대같은 물줄기가 중부내륙지방에 퍼부어 단잠에 빠쪘던 일가족들이 떼죽음을 당하는등 곳곳에서 참변이 꼬리를 물었다.
특히 4백96mm의 집중호우가 내린 부여에서는 방학을 맞아 시골 친척집에 놀러온 어린이들이 산사태로 흙더미에 깔려 숨지는등 2가구 12명이 참변을 당했다.
◇일가족 떼죽음=▲22일 상오9시쯤 충남부여군남면회동3이149 박순옥씨(83·남)의 49·5평방m 초가가 갑자기 무너져내린 산사태로 집안에 있던 박씨의 부인 정아지씨(78)와 아들 박형규씨(50), 형규씨의 부인 오순자씨(40), 손녀 박향숙(12) 창숙(10), 손자 창순(8) 이주(7)군등 일가족7명과 방학을 맞아 서울에서 온 형규씨의 조카2명중 1명이 흙더미에 깔리는등 모두 8명이 압사했다.
▲22일 상오8시쯤 충남부여군옥산면수암리273의2 순병헌씨(65)의 40여평방m 목조함석집이 뒷산 비홍산 기슭에서 무너져 내린 산사태로 집안에 있던 순씨와 순씨의 손자현일군(8) 과 현정양(11)등 일가족 3명이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이날 집안에는 순씨의 부인 조재순씨(59)등 일가족 7명이 있었으나 조씨등 4명은 긴급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
▲22일 상오 6시쯤 충남논산군성동면 오곤리 245석종호씨(37) 집뒤 언덕이 집중호우로 무너지면서 석씨집을 덮쳐 잠을 자고있던 석씨의 어머니 김일순씨(67)와 우씨의 딸 정레(8)· 성자(7)양·조카(1)등 4명이 압사했다.
▲21일 하오3시10분쯤 경기도 양평군 룡문면 연수리 용문납석광산(대표 김숙명·65)에서 이영로씨(20)가 동료 유병하씨(47)와 함께 남석시추작업을 하던중 폭우로 산사태를 만나 압사했다.
▲22일 상오7시50분쯤 부여군남면회동3이230 노황래씨(50) 집이 급격히 눌어난 물에 휩쓸리면서 집안에 있던 일가족 6명중 노씨와 노씨의 큰아들 호용군(15)이 쓰러진 집에 깔려 숨지고 민영양(11)과 희수군(9)등 2명은 목숨을 건졌다 ◇고립·구조=21일 하오6시 경기도 용인군 모현면 초부1리 「민이농원」(주인 권오규·50) 에 소풍갔던 버들유치원등 서울시내 20개 유치원생 6백여명과 학부모등 8백10명이 농원밖으로 통하는 폭2m, 길이50m의 철제다리가 폭우로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한때 농원안에 고립됐었다.
이들 유치원생과 학부모들은 이 사실을 확인한 용인군청의 구조요청을 받고 하오6시55분 출동한 육군○○부대소속 헬기UH1H등 5대에 의해 2시간5분여만에 모두 구조됐다.
▲21일 하오 3시50분 경기도 광주군 초월면 도평리 곤지암천 가운데 섬에서 텐트를 치고 놀던 이영복군(14·대경중3)등 8명과 이들을 구하러 들어갔던 이주열씨(27)등 주민 7명이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됐다가 광주군청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육군○○부대 헬기 UH1H 2대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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