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선 남배구…「88」메달에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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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8서울올림픽을 1년 앞둔 한국남자배구의 앞길이 캄캄하다.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 한국남자배구팀은 유고에 이어 소련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 세계수준과의 엄청난 격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한국팀은 현재의 멤버가 88서올올림픽에 출전할 사실상의 국가대표팀이어서 그 충격은 더욱 크다. 국가대표팀이 아직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이번팀에 1∼2명이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장신에 대한 훈련과 대비책이 전혀 없었고 팀웍과 수비 또한 난조를 드러내며 파이팅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해외정보부재는 더욱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 2월 88대표관리단을 구성했으나 짜임새 있는 훈련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남자배구와는 달리 여자배구는 새로운 팀을 구성, 서울올림픽에 나가지만 세계의 벽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특히 여자팀은 급조된 개방대학생주축의 대표급 선수들을 보내 중공2진에 참패하는 등 망신을 샀다.
이같은 한국배구의 암담한 현실은 그동안 누적되어온 배구협회의 안이한 협회운영이 대표선수훈련의 허점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14일 이곳에 도착, 동독과의 여자경기를 지켜본 김중원 대한배구협회회장은 『서울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큰일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기분이다』면서 침통한 표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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