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창업대출 크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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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가 소규모 창업 때 자금을 빌리는 소호(SOHO) 대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소호 대출은 2004년 내수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대거 부실화돼 금융권이 앞다퉈 자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한동안 위축됐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인사업자에 대한 은행 대출잔액은 모두 90조9755억원으로 전 분기 말에 비해 1조564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증가액(5595억원)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004년 1분기에 2조2726억원이나 증가했으나, 2분기와 3분기에는 1조3891억원과 5502억원의 증가세로 둔화된 뒤 4분기에는 8580억원의 감소세로 돌아섰었다.

그러나 경기가 차츰 회복하면서 올 3분기는 5595억원 다시 늘어났으며 12월에는 874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 흐름은 경기회복 조짐 덕분에 시중은행이 소호대출에 자신감을 되찾은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소호대출이 늘면 서비스업 부문에 투자가 활발해져 경기회복 흐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과거처럼 앞다퉈 대출 세일에 나설 경우 부실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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