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V 미·영·일 「TV선거유세」소개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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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입후보자들이 TV에 나와 자유롭게 정견을 발표하거나 선거운동을 벌이는「TV유세」가 민주화의 가시적 현상으로 우리 눈앞에 펼쳐질 것인가.
전체가구의 95%가 TV수상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이 질문은 의미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12일 밤 KBS제1TV『지구촌의 지금』은 최근보수당의 승리로 끝난 영국을 비롯, 미국·일본·프랑스등의 TV선거유세실태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프로는 각 국의 TV선거유세의 연혁과 현재의 운영방법을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정리하면서 TV의 위력을 과시하기보다 선거에 있어서 TV의 공정성을 중시한 겸허한 표정이 역력했다.
또 최근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의 TV선거운동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면서 자료화면의 일방적 나열이 아닌 우리에게 생소한 이 분야를 ▲양당 TV유세의 전략 ▲정견의 명료화와 금품선거방지라는 TV유세의 특징 ▲TV적 표현에 맞는 이미지를 모색하는 정치인들의 노력등을 항목별로 끊어서 정리, 시청자들의 이해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프로는 영국의 TV유세가 지나치게 미국식이었다는 영국인들의 자생의 소리를 소개, 앞으로 있을 우리 TV유세가 쉽게 미국적인 축제방식을 모방하는 것을 우회적으로 경계한 점과, 아울러 한국의 TV정치시대도래가 당장 이루어질 것처럼 역설하기보다는「모든 일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으므로」관계전문가들의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한다는 신중함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를 계기로 앞으로 있을 선거와 관련해 우리TV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확보해나가는 작업을 기대한다.
또 최근의 사면복권과 여당의 체질 개선등을 바탕으로 각 당의 개헌안 작성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K1TV는 지난10일 방『금요토론-여야개헌안 어떻습니까』를 방영, TV토론시대의 발전적 측면을 선보였다.
이 시간에는 민정·민주 양당의원을 비롯, 헌법학자·정치학자·변호사등이 출연, 사회자가 헌법전문 등 주요쟁점을 항목별로 질문한 뒤 양당의원들의 당의 입장발표, 출연인사들의 전문적 의견개진 순으로 진행돼 방영당시 개헌안의 윤곽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를 감안, 깊이 있는 토론보다는 이견의 정리에 주력했다.
그러나 앞으로 여야개헌안확정은 물론, 사회각계의 개헌안주장이 활성화되면 단순히 오디오에 의존한 출연인사들의 소리뿐만 아니라 토론쟁점의 배경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화면처리 등 「영상토론」을 다양하게 모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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