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 늘리면 기업 이윤 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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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기업의 여성 관리자 비율이 40%를 넘는 이유가 뭐냐구요? 여성고용을 높이면 이윤도 따라 올라간다는걸 미국 기업들이 빨리 알아차린 때문이지요."

미국 '고용평등자문회의(Equal Employment Advisory Council.이하 EEAC)' 의장인 제프리 노리스(61)의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적극적 고용조치'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용평등 전도사'란 별명에 걸맞게 그는 이날 참석한 국내 대기업 대표 및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여성 고용이 이익을 낳는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2004년 미국 통계를 보면 여성 임원이 많은 기업의 총 수익률이 여성 임원이 적은 기업에 비해 30%이상 높아요."

강연만 듣고 그를 여성주의자나 여성단체의 대표쯤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그가 의장직을 맡고 있는 EEAC는 1976년 미국 기업들이 돈을 모아 만든 비영리민간단체. 마이크로소프트.보잉.코카콜라.제너럴 일렉트릭 등 330여개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EEAC는 소속업체에게 여성.흑인.소수이민자 등을 적극 고용하도록 컨설팅하며 인사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도 한다. 또 정부의 규제가 지나칠 때는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도 한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그는 "최근들어 한국에서 전교 1등을 여학생이 도맡아하고 각종 시험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성에 대한 편견만 없애면 그들의 잠재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리스 의장은 코넬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일하다 88년부터 EEAC 의장직을 맡아왔다.

"미국 기업들도 처음엔 여성 채용을 꺼려했어요. 하지만 기업 간부의 딸들이 취업하면서 그들의 생각도 급속히 달라졌지요."

아내에게는 야박하게 굴어도 딸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아버지의 마음은 미국도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활짝 웃었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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