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광장서 시국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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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시국토론회=낮12시쯤 서울시청앞에 모인 이군 추모인파는 광장 곳곳에서 여러개의 그룹을 형성, 시국토론회를 가졌다.
플라자호텔앞·분수대주변·덕수궁앞등에서 토론회를 벌이던 일부 시민· 학생 2천여명은 이군의 영정을 앞세우고 한때 광화문쪽으로 진출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대치했으며, 일부시민들이 시청을 점거하려하자 학생들이「질서, 질서」를 외치며 제지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시청옥상에 올라가 반기를 게양했다.
일부 학생들이 시청에서 광화문쪽으로 가자 경찰은 최루탄을 쏴 이를 저지했다.
◇최루탄발사=시청앞에 모여있던 시위대중 3만여명은 하오2시20분쯤 광화문쪽으로 행진, 광화문파출소 앞에서 전경 2천여명과 30여분동안 구호를 외치며 대치했으며 경찰은 다탄두최루탄 2백발을 쏘아 해산시켰다.
◇장의행렬=교내 영결식때 5만여명이던 추도인파는 신촌로터리 노제후 시청으로 향하면서 1백만명 가까이 늘어 행렬이 2시간에 걸쳐 2km이상 이어졌다.
운구행렬 선두가 아현동고가도로에 이른 상오10시50분쯤에야 교내에 남아있던 마지막행렬이 교문을 나섰다.
행렬에 참여한 학생들은「군부독재 타도」 「민주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만장·이군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
연도에 늘어선 시민들은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를때마다 함께 구호와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영삼총재와 민추협 김대중공동의장은 보도행렬 중간에서 최형우· 양순식씨등과 함께 행진.
더운 날씨탓으로 김의장은 양복상의를 벗고 지팡이를 짚고 있었으며 김총재는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는 모습이었다.
◇장지출발=운구행렬이 상오 1l시5분쯤 시청앞광장에 도착, 간단한 묵념을 올린 뒤 정오쯤 광주를 향해 출발했다.
시청앞 광장에는 20여만명이 운집,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였으며 영구차가 한남동쪽을 향해 떠난뒤에도 그대로 머물러 반정부구호를 외치며 이군에 대한 추모집회를 가졌다.
시민·학생들은 또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고 시청옥상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시청앞에 조기를 걸어라』고 외치는등 시위를 계속했다.
운구행렬이 지나가자 서소문·시청일대 빌딩가에는 각 창문과 옥상마다 행렬을 지켜보는 사람으로 가득했고 낮12시쯤에는 1백만에 가까운 시민으로 시청앞 일대가 붐볐다.
장의행렬이 광주로 떠난후에도 시민·학생 20여만명이 시청앞 광장에서 반정부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갖는 동안 경찰은 이를 저지하지 않고 광화문· 을지로· 남대문쪽의 도로외곽으로 물러나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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