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간 갈등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외도를 한 남편에게 이혼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왔다.
A씨(39.여)와 B씨(43)는 1994년 회사 동료로 만나 1년 만에 결혼했다. 두 사람은 시아버지와 오래 전부터 별거해 혼자 아들을 키워온 시어머니를 결혼 초부터 모시게 됐다.
그러나 오랜 세월 아들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있음에도 아들 속옷을 직접 챙기고 월급 통장도 자신이 관리하는가 하면, 밤늦게까지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아들을 붙잡고 놓지 않았다.
이렇게 아들에게 집착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부부는 싸움이 잦아졌고, 가사를 위해 부인이 직장을 그만둔 뒤에는 갈등이 더 깊어졌다.
고부간 갈등으로 집안이 화목하지 못하자 남편은 수시로 외박을 했고, 회사 업무로 만나게 된 여자와 바람까지 피웠다. 결국 부인 A씨는 이혼을 결심, 결혼 7년 만인 지난해 8월 이혼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는 5일 "오랜 기간 아들을 의지하며 살아온 시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해 가족간 불화를 가져온 아내도 책임이 있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고부간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오히려 외도를 한 남편에게 있다"며 "아내에게 위자료 2천만원과 재산 일부(6천1백여만원 상당)를 나눠주라"고 판결했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