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블랙리스트 모른다고?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사실이니까"

중앙일보

입력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부인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내 공식일정표에 기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일 출입기자들과의 신년인사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이와 관련한 유 전 장관의 항의를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장관은 2일 한겨레 기자에게 문자메시를 보내 “일부러 잊고 싶은 기억이 있었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이기 때문에 부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면직되기 며칠 전 단둘이 면담하는 자리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하고 있는 문화계 색깔 입히기와 핍박 조치의 문제점을 명백히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다”며 “그에 대해 청와대가 묵묵부답하는 모습을 보며 김 전 실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박 대통령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정부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데 절망했다”고 털어놨다. 유 전 장관은 또 “대통령과 면담한 사실은 재직 당시 내 공식일정표에 기록이 남아있어 부인할 수 없을 거다”고 덧붙였다.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유 전 장관으로부터 블랙리스트 관련 항의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무슨 항의를…전하는 얘기는 다 그게 그대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계속 진실을 가리고 반성하지 않는 여러 인간들에게 염증을 느낀다”며 “특검이 이들의 위선과 거짓을 빠른 시일 내에 밝혀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