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수용」체증 뚫린 기분결실 맷기위해 최선 다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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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꽉 막힌 체증이 일시에 확 뚫리는 기분이다. 국민의 뜻을 따르면 모든 일이 이렇게 잘 풀려 나가는 것을….
민의를 과감히 받아들인 노태우민정당대표의 시국 수습방안과 이를 전폭 수용한 전두환대통령의 특별담화는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이 나라 국민을 오랜만에 감격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여야정치인들간의 팽팽한 대결정국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하고 불안하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왔던가, 어쨌든 그런것들이 말끔히 가신 지금이고 보면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다. 이것이 어찌 나만이 느끼는 감동이 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들뜬 기분에 사로잡혀 있을 수만은 없다. 따지고 보면 이제야 겨우「민토」의 묘목에 싹을 틔운 것에 불과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 싹을 틔우기 위해 얼마나 큰 댓가는 지불해야만 했던가.
정작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 옷깃을 여미미 정신을 가다듬자. 특히 정치인들은 지난날을 깊이 반성하며 경허한 자세로 임하자. 그리하여 이 소중한 새싹을 가꾸는데 온갖 정성을 쏟자. 그리고 이 새싹이 튼튼히 자라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우고 알찬 열매를 맺을때 「민주만세」를 소리높여 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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