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민주화」다큐멘터리 필요의견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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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의 민주화바람을 정면으로 다룬 보도다큐멘터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방송가 안팎에서 일고 있다.
「6·29선언」을 계기로 KBS와 MBC 양TV는 뉴스의 공정성을 회복해가면서 시국토론 프로그램등을 통해 종래의 홍보일변도적 보도기능을 탈피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나 민주화를 향한 국민적 합의를 심층취재. 한 다큐멘터리도 시도해 볼 만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
물론「6.29 선언」이후의 시간적인 여유도 감안해야겠지만 종래 정책홍보를 위한 다큐멘터리의 경우 신속한 기동성을 보여준 것을 돌이켜보면 시국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가 아직 부족하지 않나하는 느낌이다.
「6.29선언」이후 지난 30일과 1일 두TV는 각각 시국에 관한 원로들의 제언과 정당인·각계인사가 참여한 시국대담을 방영했으나 질의·응답의 단조로운 진행방식으로 원론적인 내용을 반론하는데 그쳤다.
또 이러한 경이한 TV토론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나 논리를 전달, 판단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기존의 지식·관념체계를 보장해주는 효과밖에 없다는 방송전문가들의 지적(방송평론가 신규호씨)도 있었다. 따라서 「6·10대회」에서 「6·29선언」에 이르는 과정을 영상으로 전달, 민의를 보다 효과적으로 TV가 수용해야 할때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치인·학생·시민 모두의 승리로 끝나면서 최근 민주화의 분수령을 이룬 명동성당사태를 비롯, 최근의 과정을 담아 민의수렴을 기반으로 비판기능의 회복을 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금까지 『곤충채집과 낚시만 해온 TV다큐멘터리의 시의성 부재를 청산, 정책홍보위주의 특집제작을 벗어나는 방법』(김우룡교수)이기도 하다.
시국에 대한 TV의 논평과 해설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민주화다큐멘터리」를 통해 TV보도 기능의 제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시청자들은 기다리고 있다. 이와 같은 민주화과정에 대한 TV의 다큐멘터리 시도는 소중한 기록으로 후세에까지 남겨지리라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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