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농민군 기상 담았다"…당당한 '정읍 소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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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 `정읍 평화의 소녀상`. [사진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정읍시민추진회`]

의자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 `정읍 평화의 소녀상`. [사진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정읍시민추진회`]

의자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 `정읍 평화의 소녀상`. [사진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정읍시민추진회`]

의자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 `정읍 평화의 소녀상`. [사진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정읍시민추진회`]

의자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을 한 소녀상이 전북 정읍에 세워졌다.

정읍 지역 2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정읍시민추진회'는 28일 오후 3시 정읍시 수성동 연지아트홀 광장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읍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구리로 만든 소녀상은 가로 2m, 세로 1.5m, 높이 1.6m 크기다. 추진회 측은 지난 3월부터 시민 3000여 명으로부터 4500만원을 모금해 제작비를 댔다. 소녀상 제작은 조각가인 김용련(49) 정읍문화원 사무국장이 맡았다. 소녀상을 세운 자리는 최덕수 열사 추모비 옆자리다. 정읍 출신인 최 열사는 단국대 휴학 중이던 1988년 5월 18일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광주항쟁 진상규명"을 외치며 분신했다.

추진회 측은 "소녀상의 모습과 제작 방법, 설치 장소 등은 모금에 참여한 3000여 명이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정부의 '12·28 합의' 1주년에 제막식을 연 것도 위안부 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뜻이 담겼다고 한다.
추진회 모금팀장인 한병옥(46) 정의당 정읍시위원회 위원장은 "정읍은 동학의 고장"이라며 "기존에 앉아 있거나 수동적인 소녀상이 아닌 동학 농민군의 기상을 담은 당당한 소녀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 결과 당초 네 가지 시안 가운데 의자에 앉아 있고 보따리를 앞에 쥐고 있는 소녀상과 박빙이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이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기상을 담은 지금의 소녀상의 호응이 더 컸다"고 덧붙였다.

정읍=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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